포스코의 유병창(劉炳昌) 전무는 “유 회장의 얘기를 잘못 듣고 실언했다”고 해명했으나 의혹만 부풀릴 뿐이다. 평소 말실수가 없는 신중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유 전무가 다른 문제도 아닌 대통령 부인과 회장에 관련된 사안을 철저한 확인도 없이 기자들에게 말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5일 밤 이후 포스코 측이 말을 계속 바꾼 경위도 의문을 더해준다. “이 여사가 홍걸씨를 만나 사업상의 조언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확인했던 유 전무는 약 1시간 후 “청와대가 요청했다”고 말을 바꿨고 6일 기자회견에서는 조용경(趙庸耿) 포스코건설 부사장이 “내가 유 회장과 홍걸씨와 최규선(崔圭善)씨 일행의 만남을 주선했다”며 이 여사와 청와대의 개입을 부인했는데 이것이야말로 수상하게 여길 만한 대목이 아닌가.
포스코 측이 발언을 번복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도 청와대의 요구 때문이라는 일부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손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청와대는 ‘외압설’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니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철저히 가려져야 할 것이다.
포스코는 타이거풀스 주식 20만주를 주당 3만5000원씩 70억원에 사들여 이 중 24억원이 최씨에게 건네졌고 홍걸씨는 이 중 상당액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홍걸씨와 유 회장 그리고 최씨 일행의 만남이 사실로 밝혀진 이상 검찰은 포스코의 타이거풀스 주식 매입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포스코 측이 말을 바꾼 과정도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의혹만 더 커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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