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댐 무너지면 평화댐 월류"

  • 입력 2002년 5월 8일 17시 31분


금강산댐이 붕괴되면 하류지역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물의 압력으로 평화의 댐 일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체역학을 응용해 비행기부품의 결함 여부 등을 검사하는 컨설팅업체인 '애니캐스팅'과 '황금에스티기술연구소'는 8일 "금강산댐 3분의 2가 무너지면서 8억t의 물이 하류로 흘러내려올 것으로 추정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평화의 댐에서 최고 30m 높이로 월류(越流)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는 "금강산댐에서 하류로 쏟아져 내려오는 물의 속도(시간당 60㎞) 등을 감안할 때 평화의 댐 뒤편에 가해지는 압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댐 본체의 토사가 유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정부도 평화의 댐에서 물이 넘칠 것으로 예상하고 댐 상부에 콘크리트를 덧대는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월류 높이를 7m 수준로 보고 있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금강산댐에서 평화의 댐에 이르는 하천지형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이같은 결론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세대 조원철 교수는 "금강산댐이 붕괴되더라도 8억t이라는 물이 하류로 다 흘러내려가는데 최소 8∼9시간이 필요하며 금강산댐 하류의 하천은 돼지창자에 비유할 정도로 곡선구간이 많다"며 "이같은 사항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댐 설계 전문업체인 서안건설기술공사의 이희승 부회장도 "쏟아져 내려오는 물의 속도가 관건"이라며 "하천의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애니캐스팅의 주장대로 물이 내려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고석구 사장도 "평화의 댐 보강계획은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수립된 설계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선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이같은 애니캐스팅과 황금에스티기술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일단 검증할 방침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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