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태극전사]몸 안사리는 ‘공포의 수비수’ 김태영

  • 입력 2002년 5월 8일 17시 52분


김태영(왼쪽)이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김태영(왼쪽)이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한국 선수 중 가장 상대하기 싫은 선수를 물어보면 첫손에 꼽히는 선수가 바로 김태영(32·전남 드래곤즈)이다.

유니폼을 잡고 늘어지는 건 기본이고 뚫리면 파울로 공격을 끊고 공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달려드는 저돌적인 수비에 공격수들의 몸은 움츠러든다.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너무 얌전하다고 지적하는 히딩크 감독도 기술적으로 반칙을 하는 선수로 김남일과 함께 김태영을 주저없이 꼽을 정도. 전남 드래곤즈의 전현직 사령탑인 허정무 해설위원과 이회택 감독은 똑같이 ‘파이터’란 말로 김태영을 설명한다.

공격수들이 싫어하는 수비수 김태영을 대표팀 감독들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이었던 비쇼베츠 감독은 ‘와일드 카드’ 3명을 쓰면서 수비수로 김태영을 낙점했다. 김태영은 이후 차범근 감독의 부름을 받고 97년 대표팀에 합류해 98년 월드컵 무대를 밟았고 이후 대표팀 사령탑은 허정무 감독을 거쳐 히딩크 감독으로 바뀌었지만 김태영은 변함없이 대표팀의 수비 라인을 지켰다.

내외국인 가릴 것 없이 대표팀 감독들은 강인한 체력과 스피드를 갖춰 국내 선수 중 대인 방어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김태영을 중용했다.

허정무 감독은 “수비수로서 갖춰야할 모든 것을 갖춘 선수”로 평가했다.

지금은 홍명보 황선홍 유상철에 이어 현역 대표팀 선수 중 4번째로 많은 A매치 출전기록(74회)을 갖고 있을 정도로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했지만 일찍부터 빛을 본 건 아니었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실업팀 국민은행에서 2년을 보낸 후에야 전남 드래곤즈의 창단 멤버로 프로에 발을 들여놓았다. 94년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본선에서는 뛰지 못했다. 수비에는 일가견이 있었지만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나가는 패스가 부정확하고, 체격(1m80,73㎏)이 ‘국제용’에 미달한 까닭이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불리한 신체 조건과 공격력 부족을 딛고 김태영이 96년 이후 대표팀에서 붙박이 수비수로서 롱런하는 이유는 뛰어난 대인 마크 능력과 타고난 성실성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김태영은…

△생년월일=1970년 11월 2일

△출생지=전남 고흥

△체격=1m80, 73kg

△출신교 및 소속팀=녹동초-고흥중-금호고-동아대-국민은행-전남 드래곤즈

△주요 경력=90년 대표 선발. 93년 유니버시아드 대표.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대표. 98프랑스월드컵 대표

△A매치 데뷔=92년 10월 아랍에미레이트전

△가족관계=부인 표인수씨와 1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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