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자키 세이고우는 한 학년 선배인 가와구치(잉글랜드 포츠머스)와 오랫동안 주전 골키퍼를 차지하기위한 싸움을 벌여왔다.
나라자키를 ‘정(靜)’으로 표현한다면 가와구치는 ‘동(動)’이다. 트루시에감독으로 부터 먼저 신뢰를 얻은 쪽은 차분하고 안정감있는 나라자키였다.
그러나 작년 두선수의 위치는 뒤바뀌었다. 3월, 세계챔피언 프랑스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장한 나라자키는 5점을 허용했다. 충분히 막을수 있었던 슈팅까지 골을 만들어준 그 경기 이후 ‘넘버 원’ GK에서 후보로 전락하는 비운을 맛본 것.
“빨리 만회를 해야하는데….”조급한 마음과는 달리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단 한차례의 출전 기회도 잡지 못했다.
11월 이탈리아전에선 찬스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시합직전 연습도중 오른쪽 발목을 삐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큰 경기를 후배인 소가하타(가시마)에게 양보 해야만 했다. “정말 운이 없다. 충격이 크다”며 그는 불운을 원망했다.
그가 주장으로 있는 소속팀 나고야도 감독, GK코치의 해임 등 으로 어지러웠다. 결국 리그전, 컵대회 모두에서 별 성과를 얻지 못한 채 시즌이 종료됐다.
“지난해에는 대표팀,그램퍼스(소속팀), 나 자신 모두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이 앞서 플레이에 집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다 끝난 일이다.”나라자키는 해가 바뀌면서 마음가짐을 재정비 했다.
4월 17일 코스타리카전. 나라자키는 월드컵 결승전이 열릴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 섰다. 후반 9분,페널티 킥을 오른발로 막아낸 뒤 의기양양한 얼굴로 포효했다.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지난 3월 우크라이나전에 이어 그가 골문을 지킨 두경기에서 일본은 패하지 않았다. 불안감을 떨쳐버린 나라자키는 시원한 표정으로 “이제 해방됐다”고 말했다.
월드컵 개막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나라자키는 주전 골키퍼 자리를 놓고 가와구치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고 있다.
“나는 여전히 추격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가 2인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적극적이고 안정감있는 플레이로 곧 주전 자리를 빼앗겠다.”
나라자키는 4년전에도 월드컵 멤버였다. 하지만 경기내내 벤치에 앉아 ‘라이벌’의 활약을 지켜보기만 했다. “이번엔 내 차례다.”
나라자키는 이번 월드컵에서 일본 대표팀의 골문을 지키는 자신의 모습을 머리속으로 그리고 있다.
▼나라자키 세이고우
A매치 17경기 출장.
76년 4월 15일,나라현 출신
185cm,76kg.
나라이쿠세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95년 요코하마에 입단.
99년 나고야로 이적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와일드 카드로 출전하여 8강 진출에 공헌.
<아사히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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