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석]"동업자 정신"

  • 입력 2002년 5월 10일 17시 00분


정몽준 축구협회회장이 9일 이례적으로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열리고 있는 잠실구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유인즉 지난달 27일 인천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전의 평가전 시간이 문학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야구경기와 겹쳐져 자칫 많은 인원의 집중으로 교통혼잡등의 문제등이 생기는 것을 우려하여 한국야구위원회가 이날 경기를 취소하며 무리없이 평가전을 치룰수 있게 배려한데 대해 감사 방문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정몽준 축구협회회장은 중대한 국가적 행사인 월드컵을 치르는 만큼 협조와 관심을 부탁하는 뜻도 함께 전달했다.

그러나 정몽준 축구협회회장의 이런 협조와 관심 부탁의 뜻과는 달리 한국야구위원회는 한국전이 열리는 6월4일, 10일, 14일을 제외한 나머지 월드컵기간에는 경기를 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세웠다.

이같은 야구위원회의 방침으로 인해 월드컵 기간중에도 지난달 열린 한중평가전에서의 상황이 똑같이 재현될 공산이 크다.

프로야구의 6월 경기시간이 평일 오후6시30분, 일요일 2시로 월드컵 경기시간대인 오후3시, 오후6시, 오후 8시 시간과 맞물려 있는데다 주요 야구장 시설이 월드컵 경기장과 인접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야구장을 찾는 평균 관중 1만명과 월드컵 경기장을 찾는 3만이상의 축구팬들이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몰린다면 교통혼잡으로 일대 혼란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자칫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를 선수들까지 교통혼란으로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야간경기를 치러야하는 저녁경기에는 일정 전력의 수요가 한곳에 집중되어 전력수급 문제와 과전력수급으로 인한 정전현상의 문제점도 안고 있는데다 한지역에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 자칫 무질서와 통제불능의 상황까지 이를수 있는등 위험요소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월드컵 열기때문에 작년부터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야구붐이 사라지지나 않을까하는 노파심에 월드컵기간중 경기강행을 결정한 야구위원회가 이같은 일을 예상하고 예방조치를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대통령이 월드컵은 국운이 걸린 중대한 국가적 행사로 온국민이 합심해 성공적 개최를 만들어야한다는 담화를 발표하는등 월드컵 붐 조성에 너나할것없이 바쁜 마당에 야구위원회는 줄어들지 모르는 관중수에 식어버릴 야구열기에 좌불안석하고 있으니 과연 야구위원회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국민이 맞는지, 스포츠를 같이 하는 동업자인지 묻고 싶다.

지나가는 이야기로 지난 8일 서귀포에서 국가대표팀을 지도중인 히딩크 감독이 훈련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월드컵과 축구 이야기는 없고 온통 야구이야기뿐이라며 월드컵 분위기에 적지 않은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이야기가 언론보다는 한국야구위원회와 야구팬들과 관계자들 귀에 들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