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온라인 마케팅 점검할때

이승일 본보 월드컵 자문위원 야후의 23개 글로벌 네트워크의 사장단이 모이는 임원 회의가 최근 미국에서 열렸다. 회의 휴식시간의 화두는 단연 2002월드컵이었고 전 세계 네티즌의 월드컵 관심을 나누는 자리로 변했다.

필자도 세계적인 인터넷 강국이자 2002월드컵의 공동 개최국인 우리나라 네티즌의 월드컵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참여를 대한민국 네티즌의 한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인터넷을 통한 우리나라의 월드컵 열풍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다. 2002월드컵의 공식홈페이지인 ‘피파월드컵닷컴’(www.fifaworldcup.com)은 한국어,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그리고 중국어 등 총 7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한국어는 서비스 되는 타 언어에 비해 크게는 수십분의 일에서 적게는 3분의1에 지나지 않는 소수 언어에 불과하지만 한국어 사이트 이용률은 다른 언어 사이트에 비해서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지 않다.

뿐만아니라 국내 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는 여러 공식 후원사들이 벌이는 다양한 월드컵 관련 온라인 프로모션은 세계 어떤 기업들의 프로모션보다 더욱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예는 16강 진출 이상으로 중요한 월드컵 성공개최라는 명제를 성취해낼 수 있는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경제는 이미 디지털 경제로 진화하였으며 이는 스포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FIFA 역사상 최초로 이번 월드컵에 있어서는 온라인 미디어 부분의 공식 후원사를 선정하는 등 유래없이 디지털 월드컵을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가 세계 어떤 나라보다 훌륭한 기술적, 인적 디지털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이번 2002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인프라라 할지라도 제대로 이용해 내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월드컵 개최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모든 주체들은 온라인 마케팅에 있어서도 마지막 점검을 해야할 때다.

네티즌은 우리의 월드컵 관련 온라인 참여 문화에 어떤 문제는 없는지, 16강 진출만을 위한 응원 이외에 월드컵 성공개최에 대한 논의 및 참여가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정부와 개최도시는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우리나라 및 2002월드컵과 관련된 정보가 한국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과연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인지를 살펴보자.

전세계 네티즌의 눈과 귀가 우리나라에 쏠려 있는 이 시점에 월드컵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 많은 기업은 그들이 펼치는 마케팅이 기업 및 국가의 수익과 직결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기업 인지도 확장 수준에 그쳐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그들에겐 이번 월드컵 특수를 반드시 국가경제 발전의 초석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개막까지는 20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월드컵 폐막까지는 아직 50일이 남았다. 시간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1998년 프랑스가 월드컵 성공 개최를 통해 거둔 경제 사회적 발전 이상으로 21세기 한국 경제와 문화 발전을 보장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승일/본보월드컵자문위원·야후코리아 사장 silee@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