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타일러는 소설의 이중 간첩이다. 내용 등장인물 배경이 평범해 보이지만 짐 속에는 작은 폭탄이 들어 있다.” (미국 ‘뉴스데이’)
“이 작가는 인물들이 하루를 살면서 부딪치는 작고 영웅적인 분투 때문에 사랑받는다.” (보스턴 글로브)
1991년 ‘종이시계’ 가 소개된 이후 한국인에게도 사랑받는 작가가 된 앤 타일러. 그의 신작 ‘인생’ 역시 위에 열거된 특징들을 갖추고 있다. 주인공은 53세의, 중년 여인 레베카. 남편과 사별했지만 전처 딸 셋과 친딸까지 네 딸을 결혼시키고 혼자 숙부를 돌보며 산다.
타일러의 주인공들이 흔히 그렇듯 그도 어느날 낯설어진 주변을 느낀다. 인생이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었다는 듯한, 가슴이 뻥 뚫린 느낌…. ‘작은 폭탄’이 터진 것이다. 어디서부터 삶의 ‘재조립’에 손대야 할까?
품위있고 아름다운 인생을 설계하던 처녀시절의 모습을 되찾으려 애쓰는 일상 속 주인공의 모습은 전형적인 타일러식 ‘작은 영웅적 분투’를 보여준다. 삶의 작은 편린들을 모아 진정으로 아름다운 자기를 발견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미국식 낙관주의’의 전형이라며 콧방귀뀌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낙관주의라도 없다면, 일상을 걷는 보통의 중년들이 무엇으로 삶을 버텨나가겠는가.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