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최규선씨가 개입한 각종비리의혹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체육복표 선정의혹, 타이거풀스와 포스코의 주식거래, 병원수사 무마 청탁 등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최씨의 검찰 출두 전에는 여러 차례 대책회의까지 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최씨 돈을 받았다는 의혹의 진원지도 김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가 나라를 뒤흔든 ‘검은 사업’을 기획했다면 정재계 고위층에 지인이 많은 김씨는 ‘얼굴마담’ 역할을 하며 바람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은 그런데도 김씨를 사실상 방치함으로써 의혹을 자초했다. 비리를 제대로 파헤치겠다는 수사의지를 갖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즉각 자세를 바꿔 김씨 체포에 나서야 한다. 검찰이 여론에 밀려 대통령의 아들을 소환한다 해도 김씨를 붙잡아 조사하지 않으면 최선을 다했다고 믿을 국민은 없을 것이다. 김씨의 잠적이 길어지면 연루자들이 입을 맞춰 증거를 인멸하거나 조작할 가능성도 커진다.
검찰은 꾸물대다 최 전 과장의 도피를 막지 못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김씨마저 법망(法網)을 벗어난다면 국민은 비호세력이 최 전 과장과 김씨를 도피시켰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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