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목사의 삶과 죽음은 감동으로 점철되어 있다. 개인사업을 하던 그는 10여년 전 우연히 장애인 시설을 방문한 뒤 봉사의 삶을 결심했다고 한다. 4년 전부터는 폐교(廢校)를 빌려 수양관을 세우고 장애인들을 돌봐왔다. 수양관이 들어서는 데 반대했던 주민들이 표 목사가 장애인들을 손수 목욕시키고 밥을 먹이는 모습에 감동해 나중엔 김장까지 담가줬다는 대목은 헌신적 사랑의 힘을 느끼게 한다.
죽음 앞에서도 표 목사는 망설이지 않았다. 수양관에 불이 나자 그는 불구덩이 속을 뒤지며 장애인들을 업고 나왔다.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인 뒤에도 그는 남은 3명을 구하기 위해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번 비극은 정부가 조금만 신경 썼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표 목사의 수양관은 규모가 작은 비인가시설이라는 이유로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그저께의 불도 기름 살 돈이 없어 장작을 때다가 난 것이라고 한다. 규정을 따지기에 앞서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지원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표 목사의 살신성인(殺身成仁)은 지난해 일본 도쿄 전철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다 숨진 우리 유학생 이수현(李秀賢)씨를 떠올리게 한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목숨이다. 그 목숨을 남을 위해 던지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희생이다. 표 목사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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