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156㎞ 초강속구 투수 나왔다

  • 입력 2002년 5월 12일 17시 46분


‘와일드 싱(Wild thing)’이란 야구영화가 있다.

160㎞ 속도의 무시무시한 공을 던지지만 제구력이 불안해 ‘와일드 싱’이란 별명을 얻은 투수가 컨트롤을 되찾아 승리를 일궈낸다는 스토리.

국내 프로야구에도 ‘와일드 싱’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SK 와이번스의 3년차 우완정통파 투수 엄정욱(21·사진). 1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기아전에서 올시즌 첫 등판, 전광판에 156㎞의 강속구를 찍은 엄정욱은 12일 경기에서도 155㎞를 기록했다.

엄정욱의 스피드는 국내 프로야구 사상 가장 빠른 공. 아마야구에선 92년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한양대 1학년 때 156㎞를 기록한 적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롭 넨(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97년 10월19일 클리블랜드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164㎞를 기록했고 일본에선 이라부 히데키(텍사스 레인저스)가 롯데 지바 마린스 시절인 93년 5월3일 세이부 라이온스전서 158㎞를 던진 게 최고스피드.

전날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엄정욱은 8-3으로 앞선 9회 등판했다. 가볍게(?) 150㎞대의 공을 뿌리며 2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강속구 투수가 항상 그렇듯 제구력이 문제. 2명의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폭투도 2개나 던지면서 1이닝을 채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m90, 90㎏의 당당한 체구인 엄정욱은 중앙고를 졸업하고 2000년 2차지명으로 입단, 지난해까지 2년동안 4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 6.35를 기록한 ‘중고신인’이다.

SK는 이날 경기에서 초반 대량득점에 성공하며 기아를 8-3로 누르고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4연승을 거뒀다. 반면 SK에 충격의 3연패를 당한 기아는 잠실에서 LG를 10-3으로 대파한 삼성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대전에선 올해 두산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이도형이 ‘친정팀’을 상대로 이틀연속 결승홈런을 쳐냈다. 전날 연장 12회 두산 진필중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던 이도형은 7-7 동점인 8회말 역시 진필중으로부터 좌측담장을 넘는 만루홈런을 쏘아올려 팀의 11-9 승리를 이끌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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