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인천 신선초등학교 허원기(許元基·60) 교장과 경기 화성시 대방초등학교(현 팔탄초등학교 대방분교) 3회 졸업생 50여명.
제자들은 허 교장이 그동안 쓴 논문과 각종 기고문과 함께 자신들의 글을 덧붙여 만든 두 권짜리 문집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을 먼저’를 4일 스승에게 바쳤다. 당초 스승을 위해 회갑잔치를 열어 드리려고 했지만 정작 허 교장이 “아직 젊은데 무슨 회갑잔치냐”며 고사해 기념문집으로 대신했다.
졸업 후 간간이 만남을 유지해 온 제자들은 6년전부터는 1년에 두 차례 정기 모임을 만들어 매년 스승의 날이면 허 교장을 찾고 있다.
이들이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은 것은 1966년 경기 화성시 대방초등학교를 다닐 때.
허 교장은 이번에 문집 발간을 주도한 3회 졸업생들의 1, 2, 5, 6학년 담임을 맡았다.
당시 대방초교는 한 학년에 한 학급 뿐인 작은 시골학교로 변변한 운동장도 없었다.
이 때문에 공부를 하는 시간외에는 제자들과 함께 틈틈이 텃밭도 일구고 학교 곳곳을 손질하며 땀 흘린 시간도 적지 않았다.
제자인 박백근씨(43·사업)는 “매를 안 맞아 본 학생이 없을 정도로 엄하셨지만 밤 늦도록 일일이 글을 가르쳐 주실 정도로 자상하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허 교장은 요즘도 제자들을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허 교장은 “제자들로부터 이렇게 뜻깊은 선물을 받아 본 선생님도 아마도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2년 후면 정년이지만 제자들에 대한 마음 만큼은 언제까지나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