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황금사자기]박찬호 91년 2점 홈런 2방 '혼쭐'

  • 입력 2002년 5월 17일 19시 11분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스타와 금빛 찬란한 황금사자기의 인연은 어땠을까.

일부 선수에게 있어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는 평생 기억에 남을 승리의 기억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패배의 아픔을 안겨준 ‘무덤’이었다. ‘될성부른 떡잎’이었던 이들은 고교 1, 2학년 때 이미 황금사자와 인연을 맺었지만 혹독한 통과의례를 치러야했다.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공주고 1학년 때인 89년 경남고와의 경기에서 선발 이장훈이 한 타자도 잡지 못한 채 3실점하고 내려오자 바통을 넘겨받아 5회 1사까지 5안타3실점하긴 했지만 삼진 5개를 잡는 위력시범을 보였다.

2년 후 박찬호는 화랑기에서 3승, 봉황기에서 2승을 올리며 전국구 스타로 이름을 떨쳤지만 광주일고와의 2회전에서 박재홍(현대)에게 1회와 9회 잇따라 2점 홈런을 맞고 넋을 잃었다.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광주일고 1학년 때인 94년 서울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게 황금사자와의 유일한 인연. 김병현은 1회 볼넷 1개와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한 뒤 2회에는 아웃카운트 1개만 잡은 채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은 후 1루수로 바뀌었다. 그러나 김병현은 5회 2사 후 다시 마운드를 이어받아 탈삼진 6개를 기록하며 무안타 무실점의 위력시범을 보였다.

▽최희섭(23·시카고 컵스)〓광주일고 시절 해태의 차세대 4번 타자를 예약했다는 찬사를 들었던 그가 황금사자와 처음 만난 것은 3학년 때인 97년 대회. 신일고와의 결승에서 고교 최고투수 봉중근을 상대로 우중월 2루타를 날렸고 송원국(두산)의 좌전안타가 이어져 광주일고는 무사 1, 3루의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여기까지가 최희섭을 위한 각본. 3루주자 최희섭은 리드를 길게 하다가 포수 견제사하면서 9회 말 끝내기 역전패의 ‘원흉’이 됐다.

▽봉중근(22·애틀랜타 브레이브스)〓황금사자가 낳은 90년대 최고의 스타. 신일고 1학년 때인 96년 팀의 5승 중 4승을 거둬 우수투수상을 받은 그는 2학년 때인 97년에는 팀의 4승을 모두 따내며 2년 연속 우수투수상을 차지했고 타격 2위(0.571)에 도루상(3개)까지 휩쓸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미국 진출 스타의 황금사자기 성적
선수연도투수 성적타격 성적
박찬호89,91년2경기 1패 평균자책 5.68타율 0.375 3타점
김병현94년1경기 1패 평균자책 6.00타율 0.000
서재응94년1경기 평균자책 2.70타율 0.000
조진호93년1경기 1패 평균자책 1.13타율 0.250 1타점
최희섭97년 타율 0.133 1홈런 1타점
봉중근96,97년9경기 8승 평균자책 2.54타율 0.452 2홈런 8타점
백차승96년1경기 1패 평균자책 2.25타율 0.000
유제국2000년3경기 1승1패 평균자책 4.09타율 0.143 1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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