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의 적' 슬슬느는 물량…올 15억주 새로 발행

  • 입력 2002년 5월 19일 17시 33분


한동안 뜸했던 상장과 증자가 이어지자 “슬금슬금 늘어난 공급 물량이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T(옛 한국통신)의 민영화에 이어 다음달엔 우리금융의 신규상장, 그리고 코오롱건설 데이콤 중앙이지텍 신성이엔지 등의 유상증자도 예정돼 있다. 여기다 주식으로 나오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적지 않다는 분석.

실제로 증권거래소가 올들어 17일까지 신규상장, 관리종목, 감자(減資), 액면분할 기업을 제외한 102개 상장사의 주식수의 변동을 조사한 결과 약 15억주 이상이 새로 발행돼 주식수가 지난 연말보다 약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대부분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몫이어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CB나 BW는 개별 종목의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부분은 출자전환 물량〓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말 상장주식수는 약 195억주이며 올들어 약 15억주가 증가했다.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쌍용자동차. 채권단이 빚을 주식으로 받겠다고 함에 따라 약 11억주가 새로 상장됐다. 2위는 기업분할에 따라 신주(5700만주)를 발행한 LGCI, 3위도 채권단이 출자전환한 한빛여신전문(3978만주)이었다.

종류별로는 유상증자가 13억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국내 CB 전환과 BW 행사가 약 8792만주 △해외 CB 전환과 BW 행사가 약 4458만주에 이른다.

신성호 한빛증권 이사는 “출자전환의 경우 곧바로 시장에 팔 수 없어 잠재적인 매물 압박 요인일 뿐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의해야 할 CB나 BW〓김경신 브릿지증권 이사는 “문제는 자본금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BW, CB를 발행한 기업이 적지 않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모른 채 투자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은행이 대표적인 경우. 98년말 유상증자를 하면서 부여한 BW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자본금(4700억원)의 64%를 넘는 3000억원에 이른다. 성병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전환만기가 6월말이지만 아직 전환된 물량이 600억원에 불과하다”며 “이 때문에 대구은행보다 좋은 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인 팬택도 지난해 9월 해외에서 발행한 420만주의 BW가 부담이 되고 있다. 김운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이후에만 약 360만주가 집중적으로 행사됐다”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기업별 주식 증가 요인
구분회사증가 주식수자본금총 주식수
국내CB 또는 BW한빛여신전문3978만주5574억원1억1145만주
부산은행1186만주5345억원1억690만주
한화증권1124만주1868억원3735만주
해외CB 또는 BW신원1252만주9302억원1억8604만주
대구은행1006만주6524억원1억3048만주
한진해운422만주4259억원8517만주
팬택393만주122억원2434만주
유상증자쌍용자동차11억528만주5조7220억원11억4440만주
LGCI5719만주4738억원9476만주
우성식품3908만주202억원4046만주
자료:증권거래소

주식수 증가 요인
발행사유증가수
유상증자13억5505만주
국내 CB전환이나 BW행사8792만주
해외 CB전환이나 BW행사4458만주
무상증자1320만주
주식배당2978만주
기타4624만주
합계15억7679만주
이달17일까지 새로 발행된 주식. 관리종목, 기간 중 감자법인, 액면분할 기업 제외.
자료:증권거래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