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바뀐 규정]‘할리우드 액션’ 경고없이 퇴장

  • 입력 2002년 5월 20일 18시 53분


98프랑스월드컵에서 프랑스의 로랑 블랑(오른쪽)에게 레드카드를 보여주며 퇴장명령을 하고 있는 주심. 동아일보 자료사진
98프랑스월드컵에서 프랑스의 로랑 블랑(오른쪽)에게 레드카드를 보여주며 퇴장명령을 하고 있는 주심. 동아일보 자료사진
【‘과장된 행동 금지’ ‘약 조심’. 이는 2002한일월드컵에서 출전국 선수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두가지 사항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른바 ‘할리우드 액션’으로 통하는 속임동작, 즉 ‘시뮬레이션 액션’에 대해 강력한 제재 조치가 내려지며 엄격한 도핑테스트(금지약물 검사)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2002월드컵에서 새로 선보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각종 규정에 대해 알아본다.】

전반적인 축구 룰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심판 판정 관련 부분은 크게 달라졌다. 상대 선수가 부당한 신체접촉을 하지 않았는데도 함께 뒤엉켜 넘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과장된 동작과 함께 구르는 이른바 ‘속임 동작’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FIFA는 주심의 눈을 현혹해 페널티킥이나 프리킥을 얻어내려는 할리우드 액션에 대해 정상적인 경기진행을 저해하는 비신사적 행위로 간주해 옐로카드(경고)는 기본이고 심할 경우 곧바로 레드카드(퇴장)를 줄 수 있도록 처벌규정을 강화했다.

반면 경고 누적에 따른 징계는 다소 완화됐다. 선수들이 조별리그에서 받은 경고 때문에 16강 이후 결선에 출장하지 못해 흥미가 반감되는 단점을 완화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종전과는 달리 조별 예선에서 받은 옐로카드 한 장은 16강에 오르는 순간 자동적으로 소멸된다. 하지만 예선에서 경고를 두 번 받았다면 16강전 한경기는 출장할 수 없다. 퇴장에 따른 출장 정지 역시 마찬가지로 한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또 심판이 경기중 미처 발견하지 못한 반칙이라도 경기후 비디오 판독을 통해 명백한 부당행위로 판정될 경우 ‘추후 출장정지 처분’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논란을 빚었던 골세레모니 문제는 일단 선수들의 즉흥적인 동작으로 인정, 경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원칙상 허용하기로 했으나 유니폼 상의를 벗었을 때 상업, 정치, 종교와 관련된 문구를 내보이는 행위는 규제를 가한다는 방침.

이와함께 경기중 선수들의 음료 섭취 규정은 다소 완화해 장내를 벗어나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는 행위가 금지되지 않게 됐다.

▼팀당2명씩 검사▼

◇도핑=약물 규제는 한층 강화됐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후반 종료 15분전 무작위로 한팀당 2명씩 모두 4명의 선수를 선정, 약물 도핑검사를 실시한다. 도핑검사는 1차 소변검사와 2차 혈액검사로 이뤄진다. 근지구력을 강화하는 에포 복용 여부도 적혈구 수치에 따라 양성판정이 내려지는 무작위 혈액검사로 가능해졌다. 혈액검사가 도입된 것은 월드컵에서 처음. FIFA는 월드컵 본선 전이라도 각팀 A매치 평가전이나 훈련캠프를 불시에 방문해 금지약물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 FIFA는 규정상 금지리스트에 오른 약물이 아니더라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약물을 복용했을 경우에는 출장정지 등 강력한 징계를 취하기로 했다.

▼3시간전에 개장▼

◇시간=FIFA 조정관이 총괄하는 경기장 안전 검사는 본 경기시작 3시간30분 전까지 완료돼야 한다. 경기장 개장은 킥오프 2시간30분 전이지만 까다로운 입장권 신분조회를 감안, 3시간전에 개장될 전망이다.

출전팀의 스타팅리스트 용지 교부 및 제출시간은 킥오프 1시간10분부터 1시간 20분 사이이다. 선수들은 45분전부터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 수 있고 골키퍼는 다른 선수보다 5분 더 빨리 나올 수 있다. 10분 전까지는 각팀 코칭스태프가 지정된 좌석에 착석해야 한다. 각팀 선수들은 공식연습때 취재진에 처음 15분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규정도 있다.

▼선수단규모 45명▼

◇엔트리=각팀당 본선 출전 선수 총원이 22명에서 23명으로 한명 늘었다. 임원수도 18명에서 22명으로 4명 늘렸다. 선수단 규모가 종전 40명에서 45명으로 다섯명 늘어난 셈. 증원된 엔트리 비용은 각팀에서 해결해야 한다. 엔트리 수 한명을 늘린 것은 골키퍼 부상을 염려한 조치로 프랑스월드컵에서 골키퍼 예비 엔트리 제도를 운영하던 것을 이번에는 아예 정규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또 각팀 등번호 1번은 골키퍼만 달 수 있도록 제한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등 벤치에 앉을 수 있는 인원도 종전 7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났다. 선수 부상시 엔트리 교체는 종전의 ‘본선 첫 경기전’에서 ‘첫 경기 시작 24시간전’으로 제한됐다. 선수 교체는 3명으로 변함이 없다.

▼긴우산 휴대못해▼

◇관중석=다른 관중을 위협할 수 있는 긴 우산, 투척위험이 있는 페트병, 밀봉 종이팩, 냉동건조 음식물 등을 휴대한채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도록 했다. 훌리건의 난동을 방지하고 테러 예방 차원에서 입장 규제를 강화했다. 응원단에도 레이저펜이나 색종이 조각, 특정 종교와 정치단체의 주장을 담은 플래카드, 배너 등을 반입할 수 없도록 했다. 술은 원칙적으로 반입할 수 없지만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버드와이저 맥주에 한해 1인당 1잔(350㎜)씩 판매할 수 있도록 FIFA는 규정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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