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와 잉글랜드의 평가전. 세계랭킹 40위(한국)와 랭킹 12위(잉글랜드)의 싸움. 게다가 잉글랜드는 축구종주국으로 유럽전통의 강호. 척 보기에도 상대가 되지 않을 듯이 보였다. 축구전문가들도 한국이 1-3으로 패할 것으로 분석했다. 0-1이나 1-2로 져도 선전한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였다.
그러나 웬걸.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26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동점골을 뽑아내는 등 축구의 자존심 잉글랜드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비긴 것이다.
이같은 선전의 뒤엔 히딩크 감독의 고난도 '술수'가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전반에 수비라인을 '포백'으로 세운뒤 수비형미드필더로 김남일과 박지성 등 2명을 투입해 '지더라도 적은 점수차로 지겠다'는 뜻을 보여줬다. 잉글랜드는 이를 간파한 듯 경기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리고 선제골을 뽑아내는 '위용'을 과시했다.
에릭손 감독은 "이젠 됐다"는 표정으로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이클 오언과 폴 스콜스 등 '정예멈버'를 모두 빼는 등 7명을 교체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히딩크 감독은 이것을 노렸다. 히딩크 감독은 곧바로 아직 조직력이 다듬어지지 않은 잉글랜드를 상대로 과감한 공격을 지시했고 전반까지 수세적이었던 선수들이 저돌적으로 바뀌었다. 갓 들어온 잉글랜드 선수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6분 박지성의 동점골이 나왔다. 한번 상승세를 탄 한국은 이후 경기를 주도 잉글랜드를 압박해 경기를 주도해나갔다. 이같은 한국의 대 반격에 에릭손 감독은 후반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머리만 극적였다.
네덜란드(히딩크)와 스웨덴(에릭손)의 두 용병감독이 펼친 벤치싸움. 히딩크 감독이 한수 위였다.
<서귀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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