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스타포커스]세광고 김시철 ‘1인 2역’

  • 입력 2002년 5월 22일 18시 50분


22일 벌어진 세광고-대구상고전.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세광고 에이스 김시철(18·사진)은 호흡을 다시한번 길게 가다듬었다. 팀이 2-0으로 앞서있는 상황에서 산발 4안타에 볼넷 하나만 내줘 이번 이닝만 잘 막아내면 올시즌 고교전국대회 사상 첫 완봉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

과욕을 부린 탓일까. 김시철은 3연속 안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상황이 바뀌어 9회말 2-2 동점에서 첫타자로 나온 김시철은 보란 듯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터뜨려 역전승의 포문을 열었다.

경기 후 김시철은 “9회초 내가 욕심내 일을 그르칠뻔했는데 동료들이 잘해줘서 이겼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m70에 63㎏의 ‘아담 사이즈’이지만 김시철은 투구밸런스가 흐트러짐이 없어 최고 143㎞의 강속구를 뿌린다. 여기에 아래로 떨어지고 옆으로 휘는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이번대회 지역예선에서도 1점차 완투승을 거뒀다. 배짱이 있다는 얘기.

민문식감독도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 어려울 때에도 굳게 믿고 맡긴다”고 신뢰감을 나타냈다.단점은 ‘거북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발이 느리다는 것.

청주서원초등교 4학년 투수로 야구를 시작해 세광중에선 내야를 보다가 고교진학하며 다시 투수로 돌아왔다. 좋아하는 선수는 스타일이 비슷한 프로야구 현대의 신철인과 세광고 대선배 한화의 송진우. 이번대회 목표에 대해 “위기를 넘겼으니 결승진출해야죠”라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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