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와 충암고전 1회초. 자타가 공인하는 고교최강전력 광주일고 ‘안방마님’으로 낯선 백넘버인 ‘12’번이 나와앉자 프로야구 스카우트석이 술렁거렸다.
주인공은 2학년 이성호(17·사진). 대통령기와 청룡기 우승당시 주전포수였던 3학년 김윤권이 1루를 보고 대신 이성호가 캐처마스크를 썼다.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는 경계심을 비웃듯 이성호는 적극적인 투수리드를 선보였다. 평소 몸쪽 공 던지길 꺼려하는 김대우는 타자 유니폼이 스칠 듯 바짝 공을 뿌렸고 도망가는 피칭이 많은 고우석도 이날 만큼은 호전적인 투구를 했다.
“상대팀이 우리 투수들 분석을 많이한 것 같아서 제가 일부러 그렇게 유도했지요” 경기가 끝난 뒤 이성호의 말이다. 이성호는 5회초 2루도루를 감행하는 주자를 정확한 송구로 저지했을뿐만 아니라 5회에 120m짜리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더니 6회에서도 가운데 안타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4타수 2안타(1홈런)로 팀내 최다인 3타점.
심재혁감독은 “어깨가 좋고 송구능력도 뛰어나다. 경험만 쌓으면 대형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선동렬의 모교인 송정동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 존경하는 선수는 프로야구 현대 박경완.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