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부문 수상작(자)이 폴란드, 벨기에, 핀란드, 한국, 팔레스타인,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지역에 따라 골고루 ‘안배’된 것. 출품 영화의 특성면에서도 46년만에 처음으로 다큐멘터리 영화가 본선에 진출하는 등 로맨틱 코미디부터 다큐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경쟁을 벌였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거장 로만 폴란스키 감독(69)의 ‘피아니스트’에 돌아갔다. ‘피아니스트’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폴란드의 유명 피아니스트가 유태인 학살 현장을 피해 게토에 숨어살면서 겪는 공포와 좌절의 나날을 그린 작품. 실존인물인 유태계 폴란드인 피아니스트 스필먼의 자서전을 영화화했다.
폴란스키 감독은 명성에 비해 황금종려상을 늦게 받은 편. 폴란스키는 “이 작품은 내게 매우 개인적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을 만큼 ‘피아니스트’는 감독의 기억이 상당부분 투영돼있다. 유태계인 폴란스키는 게토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어머니가 유태인 수용소에서 숨졌다.
핀란드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과거가 없는 남자’는 2위상격인 ‘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을 받은데 이어 여배우 키티 우티넨도 여우 주연상을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남우주연상은 장 피에르와 뤽 다르덴감독의 ‘아들’에서 열연한 프랑스 배우 올리비에 구르메가, 심사위원상은 팔레스타인 출신 감독인 엘리아 슐레이만의 블랙 코미디 ‘신의 개입’이 각각 수상했다. 시나리오 상은 스코틀랜드 빈민층 10대의 삶을 그린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스위트 식스틴’이 받았다.
올해 특별히 마련된 ‘제55회 영화제 특별상’은 1999년 미국 콜럼바인 고교의 총기 사건을 소재로 한 마이클 무어감독의 다큐멘터리 ‘보울링 포 콜럼바인’에게 돌아갔다.
칸〓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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