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그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마지막 점검을 하기에 바빴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많아 힘드네요. 리허설을 숱하게 하고 있지만 행여나 실수가 있을까봐….” 그는 70년대 초 고려대 감독으로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을 키워내는 등 지도자로 한평생을 보냈지만 요즘처럼 밤잠을 설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그의 일은 개막식 문화행사 직후 ‘그라운드 세팅’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어지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기수단 입장, 양국 국가 연주도 모두 그가 책임져야 할 몫.
이번 개막전에서는 예정과 달리 프랑스와 세네갈 유명 가수가 직접 자국 국가를 부른다. 이 때문에 기존 스피커와 가수의 음색이 맞지 않아 울림이 발생, 급히 스피커와 마이크를 새로 준비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페어플레이 기수단 68명, 볼스태프 12명, 선수의 손을 잡고 그라운드로 안내할 22명 등 전 세계 어린이 102명은 30일 오후 5시에야 도착했다. 현장 적응 교육 시간이 아무래도 짧아 걱정이 앞서기만 한다. 그는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볼 2개가 던져지는 상황이 벌어져도 애교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경기 전이나 하프타임 때 그라운드에 던져지는 두루마리휴지, 페트병은 그의 적. 26일 수원에서 열렸던 한국과 프랑스의 평가전을 지켜본 후 반입 금지 품목에 두루마리휴지를 급히 추가했다.
“무엇보다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을 맺은 그는 개막전 전망과 관련, “아무래도 프랑스가 이길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