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1일에도 개막전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부분 언론들은 프랑스의 패배를 '쇼크(Choc)'라고 표현했고, 그럴수록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 지네딘 지단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일간 르피가로는 이날 '프랑스가 정상에서 추락했다'는 제목의 1면기사에서 "어제의 경기는 리듬과 통일성이 부족했고 불운까지 겹쳤다"며 "이 모든 게 지단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단이 출전하지 않았던 러시아(0 대 0) 벨기에(0 대 2 패배)와의 평가전에서 모두 졸전을 치렀다는 것.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도 31일 경기가 끝난 뒤 "트레제게와 앙리 등 최전방 공격수들이 후방에서 충분한 볼 배급을 받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며 "플레이메이커인 지단이 출전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전의 충격적인 패배로 우승을 노렸던 프랑스는 먼저 16강 진출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평소같으면 우르과이(6일)와 덴마크(11일)를 한수 아래로 보지만 '자라보고 놀란' 프랑스인들 사이에 불안감이 번지기 시작했다.
TF1 TV가 개막전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막전 패배가 불안감을 주느냐'는 질문에 프랑스인 7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일각에서는 지단 1인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 자체가 프랑스 팀 전력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적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지단은 프랑스 언론과의 서울발 인터뷰를 통해 "첫 경기에 진 게 힘들지만 잃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이며 우리가 강하고 세계 최고라는 것을 보여줄 때다"며 동료들을 격려했다.
"다음 경기에는 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는 적어도 월드컵 동안은 프랑스 축구 대표팀 뿐 아니라 국가의 구심점이 된 듯 하다.
<파리=박제균 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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