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뒷심 빠진 ‘불굴의 사자’ 카메룬

  • 입력 2002년 6월 1일 22시 48분


일본 니가타 월드컵경기장은 마치 아일랜드의 홈구장을 방불케 했다. 국력의 차이였을까. 경기장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 아일랜드 응원단에 비하면 관중석 한 쪽에 옹기종기 모인 카메룬 응원단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였다.

아일랜드의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녹색 응원단’의 함성이 터져 나왔고 카메룬이 공을 잡으면 환호는 야유로 변했다. 전반 내내 수세에 몰렸던 아일랜드가 후반 들어 돌변, ‘불굴의 사자’ 카메룬을 몰아붙였던 데는 이런 응원단의 힘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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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거듭하던 양 팀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전의 예상은 대부분 카메룬의 우세. 아일랜드는 팀 전력의 핵인 로이 킨이 귀국하면서 팀 전체가 혼란에 휩싸인 반면 카메룬은 스트라이커 파트리크 음보마의 컨디션 회복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경기 초반은 카메룬 쪽으로 기울었다. 카메룬은 사뮈엘 에토오가 아일랜드의 오른쪽을 공략하며 끊임없이 기회를 엿봤고, 스트라이커 음보마는 많이 움직이지 않는 대신 노련하게 경기를 주도해갔다. 전반 14분 골키퍼가 나온 틈을 타 하프라인 근처에서 날린 슈팅은 빗나가기는 했지만 음보마의 재치가 돋보였던 부분. 이들은 결국 첫 골을 합작해냈다. 전반 39분 에토오가 아일랜드의 골라인 근처까지 뚫고 들어가 중앙으로 넘겨준 공을 음보마가 힘들이지 않고 골로 연결시켰다. 슈팅 수에서도 전반 6-4로 카메룬의 우세.

하지만 후반전에 반격에 나선 아일랜드는 슈팅 수 10-10으로 경기를 끝냈다. 카메룬의 3백 수비에 고전하던 아일랜드는 후반 들어 로비 킨, 케빈 킬베인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아일랜드는 후반 7분 만에 매슈 홀런드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킬베인의 왼쪽 센터링이 상대 수비에 맞고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으로 흐르자 홀런드가 땅볼로 골문 왼쪽 구석에 꽂아 넣었다. 아일랜드는 후반 30분 킨의 슛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는 불운으로 역전에는 실패했다.

니가타〓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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