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유상철! 너를 믿는다”

  • 입력 2002년 6월 2일 23시 31분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광고에 출연한 인기 탤런트 장나라가 가장 먼저 골을 ‘부탁’한 선수는 ‘유상철 아저씨’였다. 장나라는 깜찍한 표정으로 “유상철 아저씨, 한 골만 부탁해요”라고 말한 뒤 골을 넣으면 ‘뽀뽀’라도 해주겠다는 듯 입술을 쭉 내민다.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인 ‘황선홍 아저씨’와 ‘안정환 오빠’는 그 다음 차례였다.

순서는 광고 제작자가 정했겠지만 프랑스와 잉글랜드전에서 잇따라 골을 터뜨린 박지성이나 황선홍, 안정환을 제치고 유상철(31·가시와 레이솔·사진)이 가장 먼저 거명된 데는 이유가 있다.

유상철은 큰 경기에서 한 방씩 터뜨려 ‘주가’를 높였다. 94년 히로시마아시아경기대회 8강 일본과의 경기와 98년 월드컵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었고,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는 결승골을 넣었다. ‘히딩크호’ 출범 후 4골을 넣어 현 대표팀 선수 중에서는 최다골을 기록 중이다.

장나라만큼이나 거스 히딩크 감독도 유상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영표의 뜻하지 않은 부상과 발을 다친 홍명보의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수비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상철의 존재는 히딩크 감독에게 든든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유상철은 지치지 않는 체력과 유럽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몸싸움 능력이 있어 어떤 포지션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와의 첫판을 앞둔 유상철은 “체력 훈련을 충실히 소화해서 컨디션이 좋다”며 “그 동안 평가전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상대한다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A매치 출전 95회의 경험과 ‘승부사’ 기질을 갖춘 유상철이 장나라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경주〓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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