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홍선기후보 '월드컵 선거전'

  • 입력 2002년 6월 2일 23시 31분


한나라당 염홍철, 자민련 홍선기 후보 간에는 ‘월드컵 선거전’도 뜨겁다.

홍 후보가 먼저 ‘월드컵은 홍명보, 대전시장은 홍선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대표선수인 홍 선수와 성(姓)이 같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홍 후보는 이 문구가 유권자들의 눈길을 확 끌어 모으자 “한국팀의 안정적인 수비수인 홍명보처럼 사활을 걸고 자민련과 대전을 지키겠다”며 정치적 의미까지 부여하고 있다. 1일 정당연설회에서는 “나이가 들어서도 투혼을 발휘하는 홍명보처럼 마지막까지 대전 발전을 위해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도전자인 염 후보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끌어들였다. 그는 최근 방송 대담에서 “한국 축구가 월드컵 16강 진출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감독을 히딩크로 교체했기 때문 아니냐”며 ‘시장 교체론’을 주장했다. 1일 방송 연설에서는 “전반전에 부진했던 선수는 후반전에라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후보의 홈페이지에는 ‘억지로 끌어다 맞추기’라는 부정적 반응도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도 양측은 월드컵 열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우리 대표팀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면서 일단 유권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양측은 내심 4일 폴란드와의 첫 게임 결과에 따라서는 월드컵 선거전 양상을 달리해야 할지 모른다며 고심하는 눈치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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