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지난해 5월부터 13개월동안 장기 공연되고 있다. 유시어터측은 “예매 상황이 좋아 아직 끝낼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아동극으로 출발한 ‘…난장이’에 대한 이같은 열기는 성인도 공감하는 순수한 사랑을 다룬 가족극으로 자리잡았기 때문. 연극평론가 장일범씨는 “가식이 판치는 요즘, 반달이가 보여준 지고지순한 사랑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난장이’에 나오는 반달이는 2명. 원 멤버인 최인경(24)에 이어 경기 화성국제연극제(6일부터 4일간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 아트홀)에서 첫선을 보이는 정선화(27)가 반달이로 합류했다. 이들을 최근 서울 일민미술관(동아일보사 구 광화문사옥)내 카페 ‘imA’에서 만났다.》
#1막 최인경
‘…난장이’에서 최인경은 공연 내내 몸으로 말한다. 독 가시에 찔린 공주의 약을 구하기 위해 사방을 뛰어다니고, 여러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154㎝의 작은 키에 여려 보이는 그에게 반달이 역이 버겁진 않을까.
“한시간반동안 객석의 시선을 받으며 배역에 빠져들면 힘든 줄 몰라요. 오히려 근육이 생겼다니까요.”
그는 “내가 반달이였다면 멀리서 지켜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가갔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당차다.
중앙대 연극과 재학시절 유인촌(유시어터 대표) 교수의 눈에 띈 그는 지난해 졸업과 함께 ‘…난장이’로 데뷔했다. 그는 앞으로 ‘레미제라블’의 코제트같은 불쌍하고 비극적인 여인이나 ‘버자이너 모놀로그’같은 모노 드라마의 주연을 맡고 싶다고 했다.
#2막 정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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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화도 ‘…난장이’가 데뷔극이다. 공개 오디션에서 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또다른 반달이로 뽑혔다. 매일 6시간이 넘게 연습하고 있는 그는 “반달이가 몸으로 감정 표현을 하기 때문에 내 특기인 춤을 통해 깊은 슬픔을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는 초보이나 대학(숭의여대)에서 한국 무용을 전공했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연극이라서 부담도 크지만 (최)인경이의 순수한 반달이와는 다른 ‘성인 버전’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고전무용부터 탭 댄스까지 다양한 춤은 물론 드럼에 심취했고, 연극배우 이승호씨로부터 연기 개인 교습도 받았다. 그는 “연극 배우가 성공하는 과정을 담은 만화 ‘유리 가면’의 주인공처럼 끊임없이 변신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3막 최인경과 정선화
최인경은 1년이 넘게 반달이로 살았고, 정선화는 새로운 반달이의 인생을 살기 직전이다. 이들에게 반달이의 의미는 각별하다.
최인경은 “이슬처럼 맑은 반달이로 살면서 실제로도 선한 인간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러자 정선화는 “연습전 ‘…난장이’ 대본을 다 외웠을만큼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슴에 남았다”며 “반달이의 애절한 몸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팀에서 주연을 맡는다. 유시어터는 이들 두팀을 번갈아 무대에 올릴 예정. 같은 배역이지만 서로 다른 캐릭터를 선보일 이들이 어떤 반달이를 그려낼 지 궁금하다.공연문의 02-3444-0651.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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