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보고서를 200여명의 언론사 증권담당 기자들에게 가장 먼저 전한 사람은 굿모닝증권 홍보팀의 송치호 대리(32·사진)였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노트북 메신저를 이용했다.
송 대리는 지난해 5월부터 증권 정보를 기자와 증권인들에게 메신저로 전달하고 있다. 그의 정보는 한국 및 세계 증시 시황을 비롯해 업종과 종목 정보 등 다양하다. 정보원은 굿모닝증권 등 증권사 투자분석부나 인터넷사이트, 기타 증시에 관계된 지인(知人)들이며 이를 가공해 하루 평균 발송하는 정보는 40∼50여건에 이른다.
여기까지는 남보다 좀 부지런한 홍보맨의 이야기. 그러나 ‘여의도의 사설 언론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송 대리의 ‘생중계’ 능력은 상상의 정도를 넘어설 때가 가끔 있다.
그는 지난달 10일 오전 영문보고서 복사본을 입수, 전문을 타이핑해 1보를 전달한 뒤 삼성전자에 대한 팔자 공세로 무너지는 증시 상황을 하루종일 10여차례나 생중계했다.
지난해 9·11테러 직후에는 미국 뉴욕 현지에 파견돼 있던 굿모닝증권 직원들의 경험담을 전하고 국내 증권사 직원들의 안타까운 표정을 ‘시민반응’으로 보도했다.
또 지난해 가을 굿모닝증권 옆 건물 1층의 햄버거 가게에 불이 났을 때에는 소방차가 도착해 불을 끄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생생한 장면을 중계했다.
최근에는 시중에 돌고 있는 한 여성 연예인의 사생활 정보를 전달했는데 이 정보가 한 언론사 사건기자에게까지 입수돼 역취재 당하는 일도 겪었다.
송 대리는 “보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발굴해 제공하는 진짜 홍보맨이 되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송 대리의 메신저 정보가 ‘작전’ 등 순수하지 않은 목적에 이용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송 대리는 그러나 “많은 사람이 정보를 공유한다는 장점이 더 크고 의심스러운 정보는 사전에 철저하게 거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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