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이사람]송치호 굿모닝증권 대리

  • 입력 2002년 6월 4일 17시 33분


UBS워버그증권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적극매수’에서 ‘보유’로 바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5월10일.

문제의 보고서를 200여명의 언론사 증권담당 기자들에게 가장 먼저 전한 사람은 굿모닝증권 홍보팀의 송치호 대리(32·사진)였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노트북 메신저를 이용했다.

송 대리는 지난해 5월부터 증권 정보를 기자와 증권인들에게 메신저로 전달하고 있다. 그의 정보는 한국 및 세계 증시 시황을 비롯해 업종과 종목 정보 등 다양하다. 정보원은 굿모닝증권 등 증권사 투자분석부나 인터넷사이트, 기타 증시에 관계된 지인(知人)들이며 이를 가공해 하루 평균 발송하는 정보는 40∼50여건에 이른다.

여기까지는 남보다 좀 부지런한 홍보맨의 이야기. 그러나 ‘여의도의 사설 언론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송 대리의 ‘생중계’ 능력은 상상의 정도를 넘어설 때가 가끔 있다.

그는 지난달 10일 오전 영문보고서 복사본을 입수, 전문을 타이핑해 1보를 전달한 뒤 삼성전자에 대한 팔자 공세로 무너지는 증시 상황을 하루종일 10여차례나 생중계했다.

지난해 9·11테러 직후에는 미국 뉴욕 현지에 파견돼 있던 굿모닝증권 직원들의 경험담을 전하고 국내 증권사 직원들의 안타까운 표정을 ‘시민반응’으로 보도했다.

또 지난해 가을 굿모닝증권 옆 건물 1층의 햄버거 가게에 불이 났을 때에는 소방차가 도착해 불을 끄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생생한 장면을 중계했다.

최근에는 시중에 돌고 있는 한 여성 연예인의 사생활 정보를 전달했는데 이 정보가 한 언론사 사건기자에게까지 입수돼 역취재 당하는 일도 겪었다.

송 대리는 “보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발굴해 제공하는 진짜 홍보맨이 되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송 대리의 메신저 정보가 ‘작전’ 등 순수하지 않은 목적에 이용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송 대리는 그러나 “많은 사람이 정보를 공유한다는 장점이 더 크고 의심스러운 정보는 사전에 철저하게 거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