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미국은 6, 7일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을 파키스탄과 인도에 파견하고, 이어 8일에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보내 적극적인 중재를 시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4일 밤 두 정상을 각각 만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아시아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지만 전쟁이 터진다면 우리는 단호한 결의로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와 불과 5m 떨어진 회의석상에서 “남아시아의 주민들은 카슈미르 분쟁을 해결하라는 유엔 결의안을 무시한 인도 때문에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바지파이 총리는 파키스탄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거듭 위협하고 있다면서 파키스탄이 이 지역에서 테러집단의 온상이 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아시아지역 분쟁의 원인은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라면서 테러나 종교적 극단주의를 신봉하는 자들을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해 파키스탄을 직접 겨냥했다.
두 정상은 상대방이 연설할 때 입술을 다문 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두 사람은 회담이 끝난 뒤 악수도 나누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인도와 파키스탄군은 4일 카슈미르 지역에서 포격전을 재개했다. 사상자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