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波정상 함께 관람…金대통령 경기후 라커룸 찾아 선수들 포옹

  • 입력 2002년 6월 4일 18시 40분


“축하합니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단
“축하합니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단
4일 로열박스에서 경기를 지켜본 김대중 대통령은 경기가 끝난 직후 한국 선수들의 라커룸을 직접 찾아 감독 및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격려했다.

김 대통령은 선수들에게 “여러분은 국민에게 가장 큰 선물을 선사했다”며 “국민을 대표해 감사와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오늘 밤 잠도 제대로 못 잘 것이다. 특히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감사한다. 이제 16강에 당당히 들어갈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감사의 말을 뭐라 표현해도 모자랄 것이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저녁 나란히 경기를 지켜본 김 대통령 내외와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선수들이 멋진 기량을 선보일 때마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빨간 넥타이를 맨 김 대통령은 ‘COREA’라고 쓰인 응원용 붉은 색 머플러를 어깨에 둘러 한국팀을 측면 지원했고, 한국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빨간 모자를 흔들며 환호했다.

이에 앞서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도 두 정상은 축구를 화제로 농담을 주고받았다.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은 폴란드팀 유니폼을 선물하며 “김 대통령도 폴란드팀을 응원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고, 김 대통령은 “대통령까지 오셔서 폴란드팀이 너무 기운이 날까 걱정인데 나까지 응원하라고 하니…”라고 응수했다.

또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이 “다행히 한 조에서 두팀이 올라가니 양 팀 모두 기회가 있다”고 말하자, 김 대통령은 “혹시 이번 경기를 양보하겠다는 뜻이 아니냐”고 받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기세를 몰아 반드시 16강을 넘어 내친 김에 8강, 4강까지 올라가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길 기원한다”고, 민주당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중국은 지고 일본은 비기고 우리는 이겼다. 아시아의 자존심을 우리가 지켜냈다”는 논평을 냈다.

부산〓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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