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보았느냐! 코리아의 힘

  • 입력 2002년 6월 4일 22시 56분



붉디붉게 물든 5만여 관중석이 일제히 천둥소리를 뿜어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꽉 쥔 주먹이 허공을 갈랐고 선수들은 뒤엉켜 한덩어리가 됐다.

그것도 한 번으로는 모자랐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 이후 48년 동안 ‘1승’에 맺힌 한을 한 골로 간단히 풀어내기엔 너무도 억울했다.

4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폴란드의 2002월드컵축구대회 D조 첫 경기 전반 26분. 폴란드 페널티지역 왼쪽 모퉁이 정면에 멈춰 선 이을용의 시선이 골문 정면으로 뛰어들어가는 황선홍의 눈빛과 마주쳤다. 이내 이을용의 왼발에선 컴퓨터처럼 정확한 패스가 낮고 강하게 황선홍 쪽으로 튕겨나갔고 ‘황새’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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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의 왼발이 그라운드를 떠나 볼을 맞히는 순간 폴란드 골네트 왼쪽 모퉁이가 크게 출렁였고 쭉 뻗은 유럽 최고의 골키퍼 예지 두데크의 몸은 뒤늦게 털썩 잔디를 눕혔다. 한국의 짜릿한 승리를 예고한 2002월드컵축구 D조 첫 경기 첫 골이었다.

추가골은 후반 8분만에 터졌다. 상대 문전으로 쇄도하던 유상철이 왼쪽에서 달려드는 폴란드 수비수 바우도흐의 태클을 살짝 피해 아크 정면에서 그대로 때린 강한 슛이 활처럼 왼쪽으로 휘어지며 GK두데크의 손을 맞으며 골네트를 출렁였다.

한국 황선홍 선제골 장면  한국 유상철 추가골 장면

“이게 정말 한국팀인가?” 경기가 끝난후 눈이 둥그래진 해외 전문가들의 말처럼 이날 한국은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황선홍 첫골 환호

추가골은 후반 8분 만에 터졌다. 상대 문전으로 쇄도하던 유상철이 왼쪽에서 달려드는 폴란드 수비수 바우도흐의 태클을 살짝 피해 아크 정면에서 그대로 때린 강한 슛이 활처럼 왼쪽으로 휘어지며 GK 두데크의 손을 맞으며 골네트를 출렁였다.

“이게 정말 한국팀인가?” 경기가 끝난 후 눈이 둥그레진 해외 전문가들의 말처럼 이날 한국은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황선홍 설기현 박지성을 공격 삼각 편대에, 유상철 김남일 이을용 송종국을 미드필드에, 홍명보 김태영 최진철을 수비라인에 포진시킨 한국은 강한 압박과 스피드를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폴란드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4분 주라프스키의 슛과 11분 올리사데베의 돌파로 맞은 위기를 넘긴 한국은 19분 유상철의 위협적인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26분 첫 골을 뽑은 후에도 한국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시작 3분 만에 박지성의 그림 같은 오버헤드킥으로 상대의 혼을 뺀 한국은 불과 5분 후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후는 황선홍과 교체 투입된 안정환의 독무대였다. 안정환은 20분 전광석화 같은 전진 패스로 박지성이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연출해낸 후 32분, 38분, 44분 잇따라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두데크의 놀라운 순발력에 더 이상의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유상철은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부산〓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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