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일본]日언론들 “잘했다 일본 더 잘했다 한국”

  • 입력 2002년 6월 5일 19시 32분


일본 응원단이 4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일본-벨기에전을 전광판으로 지켜보며 두 팔을 흔들면서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일본 응원단이 4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일본-벨기에전을 전광판으로 지켜보며 두 팔을 흔들면서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한국팀이 폴란드를 2-0으로 제압한 데 대해 5일 일본의 조간신문은 ‘한국 48년만의 숙원을 풀었다’ ‘열광과 환희의 하룻밤’ ‘히딩크의 마술’ 등 제목으로 크게 보도했다.

특히 골을 넣은 황선홍과 유상철 선수가 일본 프로축구팀 J리그의 가시와 레이솔팀에서 콤비를 이뤄 활약중인 사실을 지적하며 ‘J리거 대폭발’ 이란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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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열광시킨 한국축구

이날 아침 TV 프로그램의 상당수는 전날 일본팀이 벨기에와 접전 끝에 비긴 뉴스에 이어 한국의 축구팬이 열광하는 모습 등 한껏 달아오른 한국의 월드컵 분위기를 전했다. 방송출연자들은 “한국인들은 한번 신이 났다 하면 일본인과 달리 계속 간다”며 한국의 열광적인 월드컵 분위기를 부러워했다.

아사히신문은 “세계는 월드컵이 시작된 이래 히딩크 감독의 모든 것을 흡수한 한국축구의 변모를 눈여겨 지켜보고 있었다”며 “한국팀은 느리고 볼을 내지르기 바빴던 과거와 달랐으며 공격과 수비의 맥은 아무리 당겨도 끊어지지 않는 강한 그물 같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 그동안의 체력강화 훈련으로 후반 들어서도 조금도 스피드가 줄지 않고 육체는 약동했으며 공을 주고 받는 호흡 또한 절묘하게 일치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날 보여준 한국팀의 플레이는 월드컵 개막직전 잉글랜드 프랑스와 친선경기를 가졌을 때와 다름없이 눈부셨으며 한국은 16강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신문들은 또 한국팀이 승리한 뒤 부산과 서울의 거리에서는 자동차가 승리를 축하하며 경적을 울려댔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 가운데는 “일본도 다음번에 꼭 이겨서 함께 16강에 나가자”며 일본을 성원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부근 대형전광판 일대에 15만여명이 모인 것을 비롯해 전국 50여곳의 대형 전광판 앞에 60여만명이 모여 열광적인 응원을 벌였으며 경비에 나선 경찰도 대부분 전광판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스포츠지들도 일제히 ‘2002년 6월4일 한국축구가 새로운 역사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으며 한국대표팀은 월드컵대회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점을 반성해 자존심을 버리고 최초의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첫 승리를 올렸다고 크게 보도했다.

한편 오사카시의 한국인 찻집 등지에서 모여 응원하던 재일동포들은 한국팀이 득점하는 순간 ‘만세’ 소리를 목이 터지게 외쳤으며 이들은 “한국팀이 보여준 파워가 공동개최국 일본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일본도 2차전에서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도쿄〓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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