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최고경영자(CEO)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축구팀의 CEO인 거스 히딩크 감독은 작년 1월 한국팀을 맡은 뒤 한국축구의 체질을 뿌리부터 바꿔놓았다.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져 경기에 지는 것에 익숙했던 한국 축구를 90분 동안 쉴새없이 뛰면서 이기는 축구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유능한 CEO는 경영실적과 주가를 바꿔놓는다. 김정태 국민은행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서두칠 전 한국전기초자 사장 등은 ‘CEO주가’라는 말을 만들어놓았다. 반면 포스코 유상부 회장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에 관련됨으로써 포스코의 기업 이미지를 떨어뜨려,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
단타보다는 장기투자가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도 배울 만하다. 히딩크 감독은 취임 후 32번의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를 치르면서 그날 그날의 승패를 중시하지 않았다. 월드컵 16강 진출이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체력과 개인기 및 조직력을 높이고 이기기 위한 전술을 개발, 훈련하는 것을 강조했다.
‘쌈지수익’을 위해 데이트레이딩을 하면 돈을 벌기도 어려울 뿐더러, 몇 푼 벌더라도 대부분 수수료로 나간다. 투자자는 원금을 까먹는데 증권사만 돈 버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 목표수익과 투자원칙을 정하고, 그것에 맞는 종목을 발굴한 뒤 2∼3년간 기다리는 장기투자가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것.
셋째, 정보의 중요성이다. 현대 축구는 체력과 개인기는 물론 정보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총력축구(토털사커)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폴란드를 알기 위해 네덜란드 친구 등 네트워크를 동원해 정보를 수집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실적과 유무상 증자 등 기업 내부 정보뿐만 아니라 환율 금리 유가 국제금융시장 동향 등 외부 상황의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주식투자에서 실패하지 않는다. 상상력을 동원해 정보의 연관성을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이기려면 최소한 3가지를 갖춰야 한다. 축구에서는 체력(개인기)과 조직력 및 응원이 있어야 이긴다. 개최국이 절대 유리한 것은 응원의 열기를 받아 상대방의 기를 압도할 수 있어서다. 주식투자에서도 자금력 분석능력 장세의 도움이 필요하다. 증시가 하락국면일 때는 돈벌기가 어렵다. 대세상승기 때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성공한다.
다섯째, 이변은 준비하는 사람만이 만든다는 사실이다. 세네갈은 프랑스를 이겼고, 한국은 폴란드를 물리쳤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독일에 8-0으로 패했다. 아무 생각없이 주식투자에 나서서 돈 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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