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사우디 ‘배수진’ 끝내 무너져

  • 입력 2002년 6월 6일 23시 26분


카메룬과 사우디아라비아 경기에서 후반 21분 카메룬의 최연소 선수인 사뮈엘 에토오(21)가 전후반 90분 양팀을 통틀어 유일한 득점에 성공했다.

돌파력이 뛰어난 에토오는 제레미 은지타프가 중앙선을 넘어 패스해준 공을 수비 사이로 치고 나가다 골키퍼와 맞대결한 상황을 침착하게 마무리해 오른쪽 네트에 골을 적중시킨 것.

에토오는 현재 스페인의 레알 말로르카 팀 소속으로 키 1m79, 몸무게 75㎏. 14세 때 스포츠아카데미 재학 중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팀에 스카우트돼 훈련을 거듭했으며 16세 때 스페인 프로팀과 계약한 기린아.

이날 카메룬은 1일 니가타에서 아일랜드와 1 대 1로 비겼을 때보다 훨씬 강도 높은 공격을 초반부터 시종 퍼부었다. 에토오와 제레미, 아일랜드전에서 득점한 파트리크 음보마가 공격을 주도했으나 예선탈락 위기를 맞아 필사의 방어를 하는 사우디의 벽에 막혀 좀처럼 골은 터지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위 카메룬을 상대로 34위의 사우디는 방어에 치중하다 기회가 생기면 사미 알자베르 등이 기습적인 슛을 날리며 전반전은 거의 대등하게 경기를 마쳤다. 이날 사우디는 1일 독일과의 삿포로 경기에서 8골을 내주며 대패한 뒤 나세르 알조하르 감독이 대국민 사과를 했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기에 이날은 필사적으로 방어진을 쳤다.

그러나 후반 들어 카메룬이 더욱 거센 공격을 퍼붓고 사우디는 전반전 32분경 최고의 공격수인 오베이드 알도사리가 갑자기 다리 통증으로 나뒹굴며 교체되는 불운이 겹치면서 카메룬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날 5만2000여명의 관중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한 일본 축구팬은 아시아대표 출전국 가운데 하나인 사우디가 공격에 나서거나 선방을 할 때마다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 사우디는 홈팀과 같은 대우를 받으며 최선을 다했지만 사막의 폭풍 같은 카메룬의 공격을 끝내 당해내지 못했다.

사이타마〓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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