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러일전쟁’으로 불리기도 하는 9일 H조 러시아-일본 경기.
일본은 강호 벨기에와 선전한 끝에 비겼지만 이 경기에서 지면 16강 자력 진출이 어려워 필승전략으로 ‘퇴장 유도’ 작전을 짜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러시아팀의 공격과 수비 리듬을 조정해주는 막강 미드필더 카르핀(사진)의 급한 성격을 이용해 퇴장 처분을 유도한다는 전략이 일본대표팀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도쿄스포츠가 7일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의 최고 공격수 알렉산드르 모스토보이가 부상에서 회복해 일본전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지고 19세의 ‘비밀병기’ 마라트 이즈마일로프도 선발로 뛸 전망이어서 일본 측의 사정이 워낙 다급해졌기 때문. 러시아는 이번에 이기면 2승을 기록해 벨기에에 지더라도 2승1패로 승점 6점을 기록, 본선진출이 확정된다. 일본으로서는 이 경기에서 패배하면 마지막 상대인 튀니지에 이겨도 1승1무1패, 승점 4점에 그쳐 벨기에가 러시아와 튀니지를 모두 이기면(2승1무·승점 7) 예선 탈락한다.
이에 따라 일본팀은 퇴장유도작전까지 고려하고 있는 모양이다. 비겁해 보이기까지 하는 퇴장작전을 위해 일본팀은 그동안 러시아팀 선수 개인신상자료를 꼼꼼히 분석한 끝에 요주의인물인 데다 성격이 가장 급한 카르핀을 공략 대상으로 점찍었다는 것. 오른쪽을 주로 맡아온 카르핀은 스페인 프로팀 세르타 소속이며 공격력도 높지만 허점도 많은 선수다. 성격이 급해서 별 것도 아닌데 울컥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이 작전에 동원될 일본팀 선수로는 미드필더 오노 신지, 도다 가즈유키 또는 수비수 나카타 고지가 거론되고 있다. 구체적인 전략은 거친 플레이를 해 열을 받게 만드는 것. 또 일본선수 가운데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없으나 일본어로 욕설을 퍼부어도 상대방은 금세 알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작전에는 기후조건도 고려되고 있다. 즉 일본 특유의 고온다습한 기후 때문에 러시아 선수들이 한층 더 짜증을 내게 마련이란 점이다.
‘백곰’ 러시아를 잡고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르기 위한 일본 측의 묘안이 과연 들어맞을지 9일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열리는 ‘신 러일전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요코하마〓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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