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언론 등 모든 분야에 안티와 대안이 생겨나고 있다. ‘오마이 뉴스’ ‘프레시안’ 등 인터넷 언론을 대안언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티 이회창’도 있고 ‘안티 노사모’도 있다. 학문과 제도의 발전은 진화의 과정과 비슷하다. 한 시대를 풍미하는 제도와 이론은 권력과 같아서 감히 범접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시일이 흐르면서 그 제도와 이론이 수용하지 못하는 세력이 커지면서 어느 순간에 혁명처럼 기존 질서에 대항하는 이론과 제도가 힘을 얻는다. 정(正)과 대립되는 반(反)을 통해 합(合)으로 통합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제도권 학교의 선생님들은 학급당 40명 안팎에 이르는 학생들을 정상적으로돌보기가 어렵다. 부모들은 대학입시로 자녀들을 몰아세운다. 학교폭력에 의해 왕따를 당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교육현장의 혼돈 속에서 해마다 12만명가량의 청소년들이 가출하고 이 가운데 7만명가량이 자퇴 또는 퇴학으로 학교를 떠난다. 이 중 상당수는 유해환경에 빠져들어 윤락행위까지 하게 된다. 1997년 학교 적응에 실패한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간디학교가 생겨나면서부터 대안학교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다.
▷교육 당국은 초창기에는 대안학교를 인정하지 않고 검찰에 교육법 위반혐의로 고발하는 등 충돌했다. 제도권 학교에서 퇴출당하고 사회의 그늘에 버려진 아이들을 받아들여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교육을 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를 당국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단 취급한 것은 잘못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마침내 대안교육을 정규 수업과정으로 인정해주기에 이르렀다. 영국 서머힐 학교, 독일 발도르프 학교, 미국 튜토리얼 학교 등 선진국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대안학교들이 있다. 대안학교는 문제아를 많이 만들어내는 통조림 교육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황호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