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머리' 선수 많은 이유는?

  • 입력 2002년 6월 11일 17시 09분


"이번 월드컵 출전선수중에는 웬 빡빡머리가 그리 많을까?'

각국의 월드컵 대표팀 선수 가운데에는 머리를 시원하게 깎은 선수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그중 활약이 두드러진 선수는 브라질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 독일의 장신 공격수 카르스텐 양커, 잉글랜드의 솔 캠블, 일본의 오노 신지 등. 이들은 실력이 빼어난 스타들이기는 하지만 시원스레 머리를 밀어서인지 금세 눈에 들어온다.

선수들이 이처럼 머리카락을 깨끗이 밀어버린 이유는 뭘까.

어떤 이들은 헤딩 슛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머리카락 때문에 공을 머리로 들이받는 순간 방향이 틀어질 수도 있는데 빡빡머리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것. 불교에서처럼 '삭발'을 통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로 삼는 경우도 있다.

우스개 소리지만 상대방 선수가 머리카락을 보고 풍향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란 말도 있다.

사실 빡빡머리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도 있다.

진화과정에서 인간의 몸에 여지껏 남겨진 털이 대개 그렇듯 머리카락 또한 신체를 보호하기위한 것인만큼 머리카락을 자르면 접촉 플레이를 하다가 다치기 쉽다는 것. 또 머리에서 땀이 솟아나올 때 머리카락이 없으면 그대로 눈으로 흘러들어 경기에 방해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축구 전문가들은 헤딩의 정확도와 머리카락의 존재와는 거의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또 마음을 가다듬기 위한 삭발도 동양적 문화에서나 통하는 이야기이지 남미나 유럽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이처럼 '빡빡머리'가 흔하게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개인 취향따라 하는 것일뿐이며 여기에 약간의 유행을 탄다는 것.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이 '닭벼슬 머리'를 하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선수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 귀걸이를 하거나 문신을 새기는 것과 다름 없다고 한다.

스킨헤드 스타일이 축구스타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4년전 프랑스 월드컵 대회때부터. 당시 화제와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스킨헤드로 등장했었다.

호나우두가 손에 이발기계를 들고 동료들의 머리도 밀어주겠다며 쫓아다니며 장난치는 모습이 소개된 것이 빡빡머리 유행의 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도쿄=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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