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破釜沈舟(파부침주)

  • 입력 2002년 6월 13일 22시 02분


破 釜 沈 舟(파부침주)

破-깨뜨릴 파 釜-가마솥 부 舟-배 주

退-물러날 퇴 暴-흉폭할 폭 蜂-벌 봉

‘決死的(결사적)’이란 말이 있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것이다. 그러면 죽지 않고 살 수 있다. 必死則生(필사즉생. 죽기를 각오하면 산다)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대체로 인간은 겉으로 드러난 능력밖에 발휘하지 못하지만 어쩌다 잠재능력까지 합쳐지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決死的’은 바로 그와 같은 능력을 總動員(총동원)하여 싸우는 것을 뜻한다.

決死的으로 싸우는 방법에 ‘背水陣’(배수진)이 있다 함은 이미 설명하였다. 秦(진)이 무너지고 천하가 無主空山(무주공산)이 되었을 때 劉邦(유방)을 도와 項羽(항우)를 쳤던 名將(명장) 韓信(한신)이 사용했던 방법이다. 일부러 강을 등지고 싸웠던 戰法(전법)에서 유래하는데 상식을 뒤집은 것이다. 뒤로 밀려나면 강, 병사들은 이래저래 죽을 수밖에 없으니 그럴 바에야 臨戰無退(임전무퇴)의 각오로 싸우지 않을까. 결국 韓信은 대승을 거두게 된다.

그런데 韓信처럼 陣을 치지 않아도 병사들로 하여금 決死的인 戰意(전의)를 띠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破釜沈舟(솥을 깨뜨리고 배를 침몰시킴)가 그것이다. 묘하게도 이 방법은 項羽가 사용했다.

역시 秦나라 말기 영웅들이 천하를 다툴 때의 이야기다. 秦의 暴政(폭정)에 참다 못한 백성들은 秦始皇(진시황)의 죽음을 계기로 여기저기서 벌떼같이 일어났다. 이를 두고 司馬遷(사마천)은 ‘蜂起(봉기)’라고 표현했다. 이제 秦의 운명도 風前燈火(풍전등화)가 되고 말았다.

秦의 장군 章邯(장한)이 趙(조)의 鉅鹿(거록·현 河北省 平鄕縣)을 포위하자 項羽(항우)가 英布(영포)를 보냈지만 역부족이었다. 다급해진 趙의 대장 陳餘(진여)가 구원병을 요청하자 項羽는 직접 출병하기로 했다.

項羽의 군대가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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