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 조별리그가 끝나면서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향후 거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짧다면 짧은 1년6개월의 기간에 세계가 깜짝 놀랄 정도로 한국 축구를 탈바꿈시키며 한국에 48년 만에 월드컵 첫승을 선사하는 등 무패(2승1무)로 16강 진출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축구에 심은 히딩크 감독의 ‘노하우’와 ‘카리스마’는 어떤 국가, 어떤 팀에도 필요하다는 절실함이 그를 부르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히딩크 감독의 향후 진로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가능성은 크게 3가지다. △한국에 남는다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으로 간다 △다른 나라 감독이나 유럽의 빅리그 클럽 감독으로 간다 등.
먼저 한국 축구관계자들은 물론 축구팬들도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 남아 축구발전을 위해 일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최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히딩크 감독에게 최소한 10월에 열리는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 때까지 남아줄 것을 요청했다. 히딩크 감독이 아시아경기대회까지 남는다는 것은 이후에도 계속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수 있다는 얘기.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이 끝난 뒤 생각해보자”며 결정을 미뤘다.
히딩크 감독의 조국인 네덜란드에서 온 축구 전문기자들은 히딩크 감독이 PSV 아인트호벤으로 갈 것으로 전망한다. 네덜란드 ‘데 텔레그라프’의 발렌틴 드리센 기자는 “PSV 아인트호벤이 최근 히딩크 감독에게 공식적으로 팀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이 끝난 뒤 얘기하자며 잠시 미뤘다”고 말했다. PSV 아인트호벤은 히딩크 감독이 85년부터 90년까지 사령탑을 맡아 리그챔피언 우승 3번, 네덜란드컵 우승 3번 등을 일궈놓은 팀. PSV 아인트호벤은 오래 전부터 히딩크 감독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히딩크 감독이 자신의 몸값을 가장 높이 부르는 국가나 프로팀으로 옮길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아직 월드컵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제의한 국가나 명문팀은 없지만 월드컵이 끝나면 여기저기서 감독영입을 추진할 것이란 분석.
물론 다른 나라 국가대표팀을 맡는다는 것은 한국과 같이 발전 가능성이 있어야 하며 클럽으로 옮길 때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등 명문팀이 될 것이란 단서가 따라붙는다. 히딩크 감독의 ‘이름값’ 때문이다. 결국 히딩크 감독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