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16강 병역면제’ 찬반 논란

  • 입력 2002년 6월 16일 22시 58분


‘국가적 경사를 일궈낸 선수들에게 병역 면제는 당연하다.’

‘신성한 병역 의무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월드컵대회 16강에 진출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주기로 한 정부 방침을 둘러싸고 군 안팎에서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국방부가 금명간 월드컵대회 16강에 진출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4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 것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병역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자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연일 수백건의 찬반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국위 선양과 축구 발전 측면에서 병역 면제가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ID가 ‘동성’인 한 네티즌은 “전 세계에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인 만큼 병역 면제는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모씨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한국 축구가 발전을 거듭하도록 젊은 선수들의 병역을 면제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포츠와 병역은 구분해야 하며 국민개병제 원칙으로 볼 때 병역 면제는 부당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한 네티즌은 “16강 진출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젊은 선수들에게 병역 면제는 지나친 ‘특혜’이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병역 면제는 결코 ‘선물’이나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금년 초 월드컵대회 16강 진출 시 병역혜택 부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을 때 ‘수용 불가’를 고수했던 국방부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원칙을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음(daum)과 야후(yahoo) 등의 민간 인터넷 게시판에도 찬반 양론이 쏟아지고 있다. 한 결혼정보회사는 16일 미혼 남녀 532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68.2%가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병역 면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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