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가벼운 몸풀기 장면을 15분간만 보여준, 비공개로 실시된 훈련인데도 이들은 먼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월드컵 개막 전에 경기 구리 LG챔피언스파크에 둥지를 튼 프랑스대표팀에 쏠렸던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이제는 ‘파란의 주역’ 한국대표팀 쪽으로 옮긴 모습이었다.
이들 해외 언론의 가장 큰 관심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노하우’. 과연 어떤 비책을 썼기에 한국팀을 이처럼 강하게 탈바꿈시킬 수 있었느냐는 것이었다.
한국 선수들의 한결같은 대답은 바로 ‘믿음’이었다.
김남일은 “처음엔 감독에 대한 믿음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믿게 됐다”며 “대표팀의 전력 향상은 전술이나 기술의 향상 때문이 아니라 감독에 대한 인간적 믿음이다”고 잘라 말했다. 김태영은 “매사에 맺고 끊는게 확실하며 성격이 대단한(카리스마) 분으로 아버지처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일교포 축구지도자 윤태조씨는 “한국선수들이 달라진 점은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장에 가고 웃으면서 기꺼이 고된 훈련을 감수한다는 것”이라며 “선수들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고 히딩크 감독은 단지 선수들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의 인격을 존중함으로써 그 능력을 100% 이상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기업체에서 ‘히딩크 성공 따라잡기’가 한창이다. 모 대학에선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 수여를 추진하고 있다. 모두 히딩크 감독의 대표팀 전력 향상 ‘기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말하는 히딩크 성공 신화의 원동력은 그게 아니었다.
대전〓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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