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新聞] 作戰化した反則プレ一

  • 입력 2002년 6월 19일 17시 50분



▼작전이 된 반칙 플레이

월드컵은 회를 거듭할수록 폭력적으로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상대선수를 밀어 넘어뜨리고, 뒤에서 발로 차고, 다리를 걸고, 붙잡고 늘어지기도 하고. 그런 장면이 심하게 눈에 들어 온다.

TV를 통해 축구팬이 된 친구는 최근에야 겨우 오프 사이드의 의미를 알게 됐다. 그 친구가 “엣, 축구에서는 유니폼을 잡으면 안되는 겁니까?”라고 묻는다. 그만큼 상대방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 있다.

선수가 심판의 눈을 속이려 해도 TV에는 극명하게 기록돼 있다. 반칙이 많이 눈에 띄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경찰관이 없는데서 교통위반을 하는 것과 같은 교활함을 느끼게 한다.

축구는 볼의 움직임과 선수의 기술을 즐기는 스포츠다.

그러나 격투기처럼 몸을 던져 상대방의 움직임을 막아라, 경우에 따라서는 부상을 입혀도 괜찮다, 고 하는 폭력적인 플레이가 작전의 하나로까지 되어 있다. 관중도 상당히 이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뒷맛이 개운치 않다.

심판의 휫슬로 경기는 곧잘 중단된다. 엄살을 부리며 넘어져 아픈 척을 하고, 시간벌기를 하기도 한다.

실제 플레이 시간은 옛날과 비교해 훨씬 줄어들었다.

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역사에 남을 ‘5명 제치기’를 했던 마라도나는 이렇게 말한다.

“5명 제치기는 상대방인 잉글랜드의 선수들이 페어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만약 잉글랜드 선수가 마라도나의 유니폼을 붙잡거나 끌어안았다면 그 플레이는 탄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기고 싶다는 기분과 페어플레이를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축구의 영원한 과제다.

주조 가즈오 축구평론가

정리〓심규선 도쿄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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