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상반기 아파트값 점검]송파-강남-서초 '빅3' 주도

아파트값 오름세가 진정됐다고는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상승폭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유니에셋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14.7% 올랐다. 작년 말 3억원이었다면 3억4410만원이 된 셈이다. 물가상승률(올 5월까지 서울 3.4%)과 비교해도 아파트값 오름세가 4배가량 높다.

▽오를 대로 오른 집값〓상반기 아파트값은 3월 초까지는 급등세가 이어지다 중순 이후부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가격이 워낙 많이 오른 상태여서 상승률 추이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서울 매매시장을 지역별로 보면 송파구(20.1%) 강남구(19.8%) 서초구(18.3%) 등 ‘강남 빅3’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강서권인 양천구(18.7%) 영등포구(17.9%) 강서구(17.2%)도 이례적으로 많이 올랐다.

강남권은 재건축이 희비(喜悲)를 갈랐다.

송파구는 잠실 주공4단지가 ‘우선 재건축단지’로 결정되면서 값이 뛰었다. 강남구도 도곡동 주공아파트가 재건축 승인을 받으면서 가격이 급등했지만 인근 개포동 주공아파트 용적률이 200%로 제한됨에 따라 구 전체의 가격 상승률에 제동이 걸렸다.

강서권은 가양대교 개통과 지하철 9호선 착공이라는 호재로 수요가 집중됐다.

강북권에서는 광진구(17.6%) 노원구(13.5%)가 많이 올랐다. 광진구는 강남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잠실 등 강남권 이주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됐다.

상반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평균 12.3% 올랐으며 지역별 격차가 컸다.

중동은 18.2%, 분당은 15.0% 오른 반면 산본은 6.7% 상승하는 데 그쳤다. 평촌(14.9%)과 일산(12.5%)이 중위권을 형성했다.

유니에셋 김학용 팀장은 “신도시의 아파트값은 서울의 지역별 상승률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중동은 서울 강서권, 분당은 강남권의 배후 도시라는 영향이 강하게 작용해 상승률도 높았다”고 분석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24.5%)과 구리(22.6%)가 많이 올랐다. 성남 아파트값이 오른 이유는 서울 잠실 재건축단지에서 옮겨온 수요가 몰린 때문.

▽어떤 아파트가 많이 올랐나〓10∼20평형대 소형 아파트가 많이 올랐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아파트는 서울 도봉구 창동 주공 18단지 22평형. 1월 8100만원에서 이달에는 1억4000만원으로 72.8%나 올랐다. 구로구 고척동 장미아파트 29평형도 1억2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66.7% 뛰었다.

유니에셋은 이들 아파트가 모두 기존 가격이 낮아 임대사업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격이 폭등했다고 분석했다.

▽비켜간 전세난〓매매가에 비해 전세금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신도시 전세금 상승률(6.1%)은 작년 상반기(9.7%)보다 더 낮을 정도.

도시별로는 일산이 11.7%로 가장 많이 올랐다. 산본(7.3%) 중동(6.7%) 평촌(5.8%) 분당(3.7%)이 뒤를 이었다.

일산 대화동 휴먼공인 박용범 사장은 “올해도 작년과 같은 전세대란이 염려됐지만 다행히 비켜갔다”며 “작년에 전세금이 워낙 많이 올라 전세 수요자들이 아예 집을 산 데다 다세대·다가구주택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서울의 전세금은 12.1% 올랐다. 영등포구(19.4%) 구로구(17.7%) 동작구(15.8%)가 강세를 보였다.

경기도에서는 파주(16.9%) 광주(14.4%) 고양(14.4%)의 상승폭이 컸다.고기정기자 koh@donga.com

자료:유니에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