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팀은 98년 프랑스대회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가 3전 전패를 한 뒤 이번 월드컵의 조별리그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첫 승을 올렸고, 튜니지에 2-0 승리, 벨기에와 2-2로 비겨 2승 1무(조1위)로 16강에 오르는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18일 터키와의 16강전에서 0-1로 져 8강의 꿈을 접었다.
이 때문인지 이날 해단식은 ‘기쁘면서도 아쉽고, 자랑스러우면서도 미련이 남는’ 분위기였다. 또한 공동개최국인 한국이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깨고 8강에 오른 것은 라이벌을 자처해온 일본에게는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결국 일본 대표팀은 “개최국으로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대회에서는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는 총괄평가를 내렸다.
이번 대회로 계약이 끝나는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은 이날 “어떤 모험여행도, 어떤 대회도 끝이 있게 마련이다. 4년전 승점 0에서 출발해 조별리그를 돌파할 때까지 일본축구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23명의 선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축구에 대해서도 “추한 반칙을 하지 않는 아시아의 프레쉬한 축구는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과 계약연장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예외적인 제안이 없는 한 12월까지는 새로운 일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 당분간 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번대회에서 2골을 넣은 이나모토 준이치는 “분함이 남아 있다. 팀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소화불량이다”며 터키전에 패한 것을 아쉬워 했다. 팀의 기둥역할을 했던 나카타 히데토시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정신적으로 강해졌다”고 하면서도 터키전에서 대해서는 “경험이 부족했다기보다는 개개인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의 축구전문가들은 일본팀의 4경기를 분석한 결과 △체력은 수준급이지만 몸싸움에서 더 강해져야 하고 △심리적으로는 콤플렉스를 극복했지만 게임의 전체 흐름을 읽는 눈을 길러야 하며 △조직전술에 적응하는 능력에 덧붙여 개인기를 더 단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정리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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