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축구클럽 페루자팀의 푸치아노 가우치 회장이 안 선수에 대해 폭언을 퍼붓고 재계약 포기 방침을 밝힌 것(20일자 A30면 참조)을 두고 미국의 CNN 방송이 20일 선정한 ‘오늘의 질문(the question of the day)’이다. 이 방송은 이날 오후 1시반경(한국시간) 시청자들에게 이 질문에 대한 의견을 e메일로 보내 줄 것을 요청했다. e메일 주소는 Quest@cnn.com.
CNN 방송은 요청한 지 한 시간 뒤부터 “메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며 시간대별로 e메일 내용들을 소개했다.
이 방송은 답변내용을 집계하지 않았으나 소개된 내용을 보면 페루자의 행동에 대해 “유치하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한 메일은 이탈리아를 ‘질질 짜는, 세상에서 가장 큰 아기’라고 말했으며, 덴마크에서 보낸 메일 역시 “아이들만 가득찬 나라”라고 비웃었다. 일본에서 보낸 메일은 “구단주가 논란을 일으켜 페루자를 전 세계에 알리려는 상업적 의도가 있다”고 비난했다. 프랑스에서는 “경기를 훔쳐간 것으로 치면 이탈리아가 프랑스로부터 가져간 게 훨씬 더 많다”는 메일이 도착했다.
CNN방송은 “선수가 기준에 미달하면 방출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잘못된 결정이지만 결정은 그들의 권리”라는 메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탈리아 페루자 구단의 안정환 비하 발언에 대해 국내 축구팬의 분노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20일 “안정환이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축구를 망쳤다”는 가우치 페루자 구단주의 발언에 대해 “정말 그런 말을 했다면 유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도 페루자의 ‘망언’에 대한 확인이 빗발치는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AFC) 피터 벨라판 사무총장은 이날 “한중일 3국 협회 관계자들에게 앞으로 페루자에는 선수를 입단시키지 말 것을 권유했다”며 “페루자 구단은 아시아 선수들을 사서 금전적 이득을 얻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 팀”이라고 비난했다.주는 ‘스포츠맨 정신이 없는 사람’”이라며 “이탈리아는 훌륭한 패자가 돼야 한다. 이탈리아팀은 자기보다 강한 팀에 졌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신문과 방송도 안정환과 페루자 구단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니혼TV는 이날 낮 ‘더 와이드’라는 종합 뉴스프로그램에서 안정환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가우치 구단주의 발언을 “말도 안 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니혼TV의 인터뷰에 응한 일본의 축구팬들은 “이탈리아의 속이 좁다”고 가우치 구단주를 일제히 성토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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