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 이치카와, 산토스…. 약동하는 일본대표들을 스타디움이나 TV에서 볼 때마다 전에 근무했던 시즈오카(靜岡)가 떠오른다.
23명의 대표 중 몇 명이 시즈오카현 출신인가 세어보니 6명이다.
“축구왕국은 건재하네요”라며 시미즈(시즈오카현 내의 도시로 축구의 중심지) 축구협회의 마키타 히로유키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자 “현 관계자는 11명, 그중 시미즈 관계자는 9명이에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현 내 고교 출신자와 에스펄스, 주비로(이상 시즈오카현 내 프로축구팀)에 몸담고 있는 선수들을 포함하면 그렇게 된다.
“어떻게 그렇게까지”라는 질문에 마키타씨는 ‘소년축구를 육성해 온 역사’를 꼽았다.
멕시코 올림픽에서 일본축구대표가 동메달을 받을 수 있도록 지도한 코치 데드마르 쿠라마가 연 지도자 육성강좌에 시미즈의 축구협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지도법을 배워 현 내 각지에 전파시켰다. 고교축구로 이름 높은 후지에다시를 따라잡고, ‘축구도시’ 만들기를 추진해온 시미즈시의 공헌도 크다.
시미즈시와 아사히신문 등이 주최하는 ‘전국 소년소녀 축구대회’도 육성에 한몫을 했다.
이 대회 실행위원장이기도 한 마키타씨는 “일본 대표 중에서 이치카와, 이나모토 등 5명이 소년소녀 축구대회 출신이지요”라고 한다. 약한 팀도 즐겁게 참가할 수 있는 것이 소년소녀축구대회의 특색이다. 매년 여름 6000여명이 참가한다. 현지의 부모들이 그라운드를 정비하는 등 이 대회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동아일보와의 협력으로 강한 한국팀과의 교류가 가능했던 것도 귀중한 체험이 됐다.
올 여름 이 대회는 16회째를 맞이한다.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 축구를 즐기는 어린아이들 속에서 미래의 일본대표도 자라나고 있다. 넓은 산자락과 일체가 되어 있기 때문에 높이 솟아오를 수 있는 후지산처럼.
오코노기 기요시 편집위원
정리〓심규선 도쿄특파원 ksshi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