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자 유해발굴은 정부가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으로 200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유해를 찾지 못한 10만3000여명의 6·25 전사자를 발굴해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다. 지금까지 연인원 1만2000명이 투입돼 2000년 344구, 2001년 211구, 올 상반기까지 114구 등 모두 669구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처음에는 2003년까지로 활동시한을 정했으나 6월 초 호국보훈 관계장관회의에서 그 뒤에도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자국 군인의 유해는 시공을 초월해 반드시 찾아낸다는 것을 모토로 하는 미 육군 중앙신원확인소(CILHI)의 예를 굳이 들지 않아도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이 국가의 기본 책무에 속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국가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으라”고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었다. 그동안 140여 발굴 지역을 답사한 육군본부 이용석 중령은 “사망 당시의 고통스러운 자세 그대로 발굴되는 유해를 볼 때마다 우리가 그동안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어느 해보다 뜨거운 6월이다. 물론 월드컵 ‘4강 신화’를 넘어 우승까지 노리는 한국축구 덕분이다.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외치는 ‘대∼한민국’ 함성에서 새삼 뜨거운 애국심을 느낀다는 이들도 많다. 더욱이 오늘은 독일과 결승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이는 날. 오늘 밤 다시 한번 애국심이 거리를 넘실대는 장면이 연출될 게 분명하다. 그 와중에서나마 6월25일 오늘은 잠깐만이라도 6·25전쟁 때 목숨 바쳐 애국한 넋들을 기리는 시간을 갖자.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 태극전사의 활약도 없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송문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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