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세 전·현직 대통령이 한자리에 앉은 것은 98년 7월 김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이후 3년11개월 만이다.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은 신병 치료차 미국에 체류 중이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5월 김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따로 초청한 데 응했을 뿐, 청와대의 전직 대통령 초청모임엔 “독재자와 자리를 함께할 수 없다”며 일절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월드컵 개막식 때도 김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과는 나란히 앉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바람에 전 전 대통령만 참석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두 전직 대통령은 이날 휴게실에서 잠시 어색하게 악수만 했을 뿐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李順子) 여사가 김 전 대통령에게 말을 걸어 한두마디 나눈 게 전부였을 뿐이었다.
김 대통령은 경기가 끝난 뒤 로열박스를 떠나며 “아쉽지만 잘 싸웠다. 선수들과 거스 히딩크 감독은 우리의 영웅이다”고 치하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