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네덜란드에서 ‘코리아∼코리아’

▼도쿄하늘에…“獨꺾고 요코하마로” 한-일 4만여명 함성

‘한국팀이여 오라, 요코하마 결승전으로!’

한국과 독일의 월드컵 준결승 경기가 벌어진 25일 이번 대회 공동개최국인 일본의 도쿄(東京) 하늘에도 ‘대∼한민국’ 함성이 울려퍼졌다.

일본 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2002년 월드컵 추진 국회의원연맹’ 주최로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마련된 ‘월드컵 관전 이벤트’에서는 재일 한국인과 일본인 등 4만여명이 하나가 돼 한국팀을 뜨겁게 응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재일거류민단을 중심으로 한 재일교포 수천명과 도쿄한국학교 학생 700여명, 재일 한국기업 주재원 수백명이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빨간 티셔츠를 입고 참석했다. 일본어학교 학생 등 유학생들도 학교 단위로 몰려와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

또 일본의 초당파 국회의원 50여명과 한일공동응원단 소속 일본인 등 일본측 응원단도 다수 참가해 ‘오∼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이날 행사에는 특히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가 참석해 한국팀의 선전을 당부했다.

오후 5시부터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한 국립경기장에서는 일본의 유명음악가 DJ드래건의 사회로 세계 공통의 응원가를 내보자 경기 시작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국립경기장을 찾은 재일교포 김모씨(30·여)는 “멀리서나마 우리가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바란다”며 “한국인으로 태어난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도쿄 아자부(麻布)에 있는 주일한국대사관에도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전 문부상 등 일본측 의원 7명을 비롯, 한일 양국 인사 수백명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환성을 질렀다. 이 밖에 신주쿠(新宿) 아카사카(赤坂) 시부야(澁谷) 등 도쿄 도심에서도 수천명의 응원단이 모여들었다.

한편 일본 언론들도 한국 대표팀의 전략과 선수들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등 한국-독일전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독일과 한국, 정면공격과 수호신에 기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양국 경기는 끈기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정신적인 강인함에 놀랐다. 홈구장 응원단들의 엄청난 압박에도 한국 선수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냉정하게 경기를 하고 있다. 독일은 힘든 상대를 만났다”라고 말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네덜란드에…히딩크 통해 대리만족 “한국 우승”열띤 응원

네덜란드 출신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이 월드컵에서 예상외의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네덜란드에서 한국 축구 열풍이 불고 있다고 독일 일간지 타게스 슈피겔이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네덜란드는 비록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탈락해 본선에 참가하지 못했으나 히딩크 감독과 한국팀을 통해 월드컵 축제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18일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을 약 130만명의 네덜란드인들이 시청했으며 22일 스페인과의 8강전은 200만명 이상이 지켜보았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신문은 한국팀의 선전으로 네덜란드에 한국 축구팬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하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200만명의 축구팬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방송사들은 대회 시작 초기에는 월드컵 중계방송의 광고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한국팀에 대한 관심으로 월드컵 경기 시청률이 상승함에 따라 이제는 순식간에 광고 물량이 소화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또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의 선전으로 네덜란드의 수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의 전자제품회사인 필립스는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의 후광을 입어 기업 이미지가 제고되고 있으며 이 회사의 주력 시장인 아시아에서 매출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