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씨 1심 집유 석방…車특검팀 항소 뜻 밝혀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한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이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항소심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박용규·朴龍奎 부장판사)는 25일 금품을 대가로 보물선 발굴사업에 개입하고 지앤지(G&G)그룹 이용호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 전 전무에 대해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억5000만원을 선고하고 보물선 발굴사업 지분 15%를 몰수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면서도 “대통령의 친인척이자 사회지도층으로서의 책임을 망각하고 사적인 목적으로 국가기관에 청탁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보물선 발굴사업 당시 국가이익을 고려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105일간 이 사건을 수사했던 차 특검은 판결 직후 “법원이 수억원의 금품 수수 및 위증 혐의를 동시에 받고 있는 이 전 전무에 대해 관용을 베푼 이유를 모르겠다”며 “예상치 못한 판결이므로 특검보들과 상의해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전무는 1999∼2000년 보물발굴 사업자 오모씨 등에게서 국가기관 지원을 받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익의 15%를 받기로 한 혐의 및 이용호씨에게서 조흥캐피탈 인수 청탁과 함께 1억5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고 이에 대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5년이 구형됐다.

이용호씨에게서 각각 5000만원과 6666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와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는 징역 1년과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