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추천하는 맛집]부천 심곡1동 선미정

  • 입력 2002년 6월 27일 00시 34분


경기 부천소방서 맞은편에 자리잡은 ‘선미정’(원미구 심곡1동)은 들어서는 순간 구수한 된장 내음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복어 요리 전문점이지만 매운탕 튀김 등 여느 메뉴와는 다른 ‘복된장탕’을 손님상에 내놓고 있기 때문.

복된장탕은 집에서 담근 된장을 살짝 푼 육수에 싱싱한 복어를 먹기 좋게 잘라 넣고 그 위에 콩나물 무 배추 등 10여 가지의 야채를 듬뿍 얹어 보글보글 끓여낸다.야채는 푹 익기 전에 건져 먹어야 아삭아삭한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새파란 미나리의 독특한 향이 입안에 퍼질 때쯤 함께 올려진 야채인 아욱을 한 젓가락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맛과 함께 담백한 향이 목구멍까지 이어진다.여기에 푸르스름한 야채 속에 파묻힌 하얀 복어 살은 구수한 된장 향을 풍기며 쫄깃한 맛이 그만이다.

육수는 마늘 파 무 등의 야채를 30분 가량 푹 삶은 물에 망에 싼 멸치를 5분 정도 살짝 데쳐내 만든다. 멸치를 너무 오래 끓이면 육수의 색깔도 흐려지고 자칫 비린 맛을 풍긴다는게 주인 서정자씨(여·48)의 설명.

이 집 ‘복수육’도 독특하다.

대부분은 통째로 삶은 복어를 별다른 양념없이 미나리 등 야채 위에 올려 내놓지만 이 집에서는 고춧가루를 뺀 아구찜과 비슷하다. 삶은 야채와 갖은 양념에 감자가루를 약간 섞어 회색빛이 감도는 걸쭉한 소스를 삶은 복어 위에 얹어 내는 것.

달착지근하면서도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적당히 배어나 젊은층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 주인 서씨는 “10년을 복어와 씨름하면서 만들어 낸 아이디어 메뉴”라며 “맵지 않아 어린이들도 좋아한다”고 말한다.

복된장탕을 비롯해 매운탕과 지리는 1인분에 1만7000원, 어른 3∼4명이 먹을 수 있는 복수육과 찜은 4만5000원.

남은 야채와 육수는 밥과 함께 볶아주며 볶음밥(1인분 2000원)을 따로 주문할 수도 있다. 한 번에 60명 정도가 앉을 수 있지만 점심 시간에는 예약해야 정도로 붐빈다. 032-613-9807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추천인=희진건설(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4동) 최귀송(60) 사장〓“숙취 해소에 제격인 복어와 시원하고 구수한 아욱 된장국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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