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수감때 전담교도관 강복기씨 “수형생활 기억남아”

  • 입력 2002년 6월 27일 18시 31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81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청주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 전담 교도관으로 인연을 맺었던 청주교도소 강복기(姜福基·60) 서무과장이 34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7일 정년퇴임했다.

67년 인천소년교도소에서 교도관 생활을 시작한 강 전 과장은 청주교도소에 근무하던 81년 1월 김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김 대통령은 신군부로부터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무기로 감형돼 청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고 강 전 과장은 시국사건 수형자들에게 정통하다는 내부평가로 김 대통령을 담당하게 됐다.

가족 친지 면회, 서신, 영치금 등 민간인 창구 역할을 한 강 전 과장은 “당시 김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라는 누명을 쓴 것에 대한 괴로움과 수형 생활의 고통 속에서도 하루종일 책을 놓지 않고 건강관리에도 신경 쓰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통령은 막내아들 홍걸(弘傑)씨에 대한 애정이 강했으며 홍걸씨가 고려대 불문과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기뻐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인연으로 강 전 과장은 2000년 12월 스웨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식에 현직 공무원으로는 유일하게 김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강 전 과장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김 대통령의 모습은 공직생활에서 어려움을 맞을 때마다 큰 도움이 됐다”며 “두 아들의 구속으로 20년 전과 비슷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김 대통령이 그때처럼 어려움을 극복해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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