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규칙 강화 추진]軍 “경고 뒤 바로 사격”

정부와 군 당국은 6·29 서해교전에서 드러난 아군 대응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교전규칙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

군 고위관계자는 30일 “현재의 해상 교전규칙은 경고방송-시위기동-차단기동-경고사격-위협사격-격파사격 등의 순으로 대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29일 교전에서는 차단기동 단계에서 우리 고속정의 측면이 적에게 노출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1953년에 만들어진 교전규칙은 우발적인 교전상황이 전면전이나 국지전으로 확전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단계적 대응을 규정하고 있어 군의 작전능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합동참모본부는 조만간 교전규칙 수정안을 마련해 주한 유엔군사령부와 협의를 벌여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할 경우 아군 고속정이 일정한 거리에서 사이렌을 울려 경고하고 그래도 계속 남하하면 가까이 접근해 시위기동과 차단기동을 벌여왔으나, 앞으로는 멀리서 경고한 뒤 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대응하다가 사격하는 방식으로 교전규칙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또 “지금까지는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올 경우 고속정 단독으로 대응해 왔으나, 앞으로는 중무장한 호위함과 초계함을 동시에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선제공격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군 내부에 논란이 있음을 내비쳤다. 현 교전규칙도 적의 선제사격 의도가 분명할 경우에만 선제공격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은 이날 대책회의에서 “서해교전 당시 아군의 대응과정에서 미흡한 점이나 개선할 점이 없는지 파악해 그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